석연찮은 판정 속 아쉬운 준우승…11월 월드컵 기약하는 U-17 축구대표팀

아시안컵 결승 한·일전 0 대 3 패
전반 고종현 퇴장 등 오심 논란

대회 내내 창의적 공격 전개 눈길
변성환 감독 “꼭 다시 설욕할 것”

21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에는 실패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수준 높은 경기력은 한국축구의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한국 17세 이하(U-17) 남자 축구대표팀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에서 일본에 0-3으로 져 준우승했다. 심판의 잇단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 한·일전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한국은 지난 2일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끝난 대회 결승에서 전반 43분 수비수 고종현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노렸던 한국은 세 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변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끝까지 경기장에서 싸우는 모습에 감동했다”며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감독으로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일진일퇴 공방이 이어지던 결승전은 주심의 다소 편파적인 경기 운영에 판세가 기울었다. 전반 막판 일본의 공격수 미치와키 유타카에 투입되는 공간패스를 차단하던 고종현이 거친 파울로 경고를 받았다. 이미 경고를 받았던 고종현은 경고 누적으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시각에 따라 파울로 보기에도 무리가 있었던 장면이어서 논란이 적지 않다.

게다가 그 자리에서 이어진 나와타 가쿠의 오른발 프리킥이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후반 20분 중앙 전진패스에 침투하는 나와타를 막지 못하며 두 번째 실점을 했다.

수적 열세 속 0-2로 뒤진 상황에서도 만회골을 노렸던 한국축구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은 것도 주심의 아쉬운 판정이었다. 후반 38분 페널티박스 안으로 뛰어들어 볼을 먼저 터치한 김명준(포항제철고)을 일본 골키퍼가 덮치듯 넘어뜨린 명백한 파울 상황도 주심은 외면했다. 주심은 오히려 강하게 어필한 변 감독에게 경고를 빼들었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미치와키에게 추가골을 내주고 말았다.

지난해 U-16 4개국 친선 대회에서 일본에 0-3으로 졌던 변 감독은 같은 점수로 패하자 “꼭 다시 한번 설욕전을 하고 싶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준우승에 그쳤지만 변성환호는 대회 상위 4개 팀에 주어지는 2023 FIFA U-17 월드컵(11월10일~12월2일·인도네시아)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대회 내내 보여준 창의적인 공격 전개 과정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변 감독은 “11월 월드컵에서는 더 강한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