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민재, 늘 익숙했던 ‘뒤’…이젠 당당히 ‘앞’
주특기 도루 19개…리그 1위 질주
선발 자리 꿰차며 타격도 안정감
“내 역할은 출루해서 달리는 것
매일 야구장 나오는 게 재미있어”
신민재(27·LG·사진)는 언제나 ‘뒤’에서 야구를 했다. 경기 후반 교체 투입되는 것이 일상이었다. 육성선수 생활을 거쳐 2차 드래프트로 LG에 입단해 2019년 1군에 데뷔한 신민재는 KBO리그의 대표적인 대주자다. 100m를 10초대에 주파할 정도의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대주자로서 ‘생존’해왔다.
올해, 신민재는 처음으로 ‘앞’에 나서 야구를 하고 있다. 역시나 대주자로 출발했지만 5월 말부터 점점 선발 출전 기회가 잦아졌다. 들락날락했던 엔트리에서는 개막 이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한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시즌의 절반을 치른 3일 현재, 신민재는 이미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안타를 쳤다. 61경기 93타석에 나가 81타수 26안타를 쳤다. 규정 타석에는 한참 부족하지만 타율 0.321에 22득점을 올렸다. 전공인 도루는 데뷔 후 가장 많은 19개를 성공,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주자의 모습이 익숙했던 신민재는 지금 사실상 LG의 주전 2루수다. 늘 달리기만 하다 타격과 수비할 기회가 늘면서 안정감도 찾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선발 출전한 4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치며 13타수 6안타(0.462)에 2타점까지 올렸다.
신민재는 처음으로 쫓기지 않는 타석을 체험하고 있다. “초반에는 정신없이 지나갔는데, 재미있다. 대주자로 나갔다가 한 타석 치게 되면 언제 또 칠지 모르는데, 선발로 나가면 2~3타석은 들어가니까 첫 타석에 못 쳐도 정비해서 다시 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도루도 마찬가지다. 신민재는 “전에는 한 번 나가면 무조건 뛰어야 했다. 죽더라도 무조건 가야 되는 상황도 있었는데 선발로 나가니 선택지가 있다. 어려운 투수 상대로는 굳이 뛰지 않기도 한다.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 가장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신민재는 LG의 전략적 주전이다. 염경엽 LG 감독의 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달리는 야구와 작전 야구의 최전방에 신민재가 있다. 염경엽 감독은 “상대 1선발이 나올 때, 득점이 많이 나지 않을 경기에는 신민재를 선발로 기용한다. 볼도 잘 보고 콘택트 능력, 작전수행 능력도 좋다”며 “수비는 처음에 조금 거칠었지만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민재는 도루왕 출신의 김혜성(키움·18개)과 박빙의 도루 레이스에서 1개 차 앞서 있다. 현재 도루 5위권 내 선수들은 전부 완전한 주전이다. 300타석 내외를 소화한 선수들을 제치고 100타석도 못 나간 신민재가 도루 1위를 달리고 있다. 25차례 시도해 19차례 성공해 76%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시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만큼 성공률을 더 높이는 것을 과제로 삼고 있다.
신민재는 “부상 없이 한 시즌 풀로 1군에 있는 것이 목표였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선발 출전을 많이 하게 됐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 역할은 그래도 무조건 출루해서 달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잘하든 못하든 야구하는 게 재미있다. 무엇보다 팀이 잘하고 있다는 게 큰 것 같다. 매일 야구장 나오는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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