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임대인 빚, HUG가 떠안았다
주택보증공사가 회수한 채권 총액
2017년 21억에서 작년 2179억으로
경매 통한 채권 회수율은 49%까지
최근 5년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회수한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채권 중 집주인이 직접 상환한 비율은 급감하고 HUG가 주택을 강제 경매에 넘겨 회수한 비율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HUG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HUG가 집주인을 대신해 세입자에게 지급한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채권을 회수한 총액은 2017년 21억원에서 2022년 2179억원으로 늘었다.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세입자가 자신의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가입하는 보증 상품으로 2013년 9월 출시됐다. 집주인이 계약 만료일에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HUG가 보증금을 가입자(세입자)에게 대신 갚아주고(대위변제) 나중에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받아내는 구조다. 2017년에는 집주인이 새 세입자에게 받은 보증금 등으로 HUG에 직접 상환한 비율(임의상환 비율)이 100%에 달했다. 이 비율은 2018년 95%, 2019년 97%, 2020년 92%까지 높게 유지됐다. 그러나 2021년부터는 집주인이 상환한 비율이 63%로 급감했고, 2022년에는 51%까지 내려앉았다.
반면 경매를 통해 회수한 채권 비중은 2017년 0%에서 2020년 8%, 2021년 37%, 2022년 49%로 절반까지 급증했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HUG가 직접 해당 주택을 강제 경매에 넘겨야 하는데, 이 경우 보증금 전액 회수는 불가능해진다.
지난 3월 기준 임의상환과 경매 회수 비중은 각각 75%와 25%로 조정됐지만, 이는 주택시장 하락기 경매시장이 위축되면서 낙찰이 어려워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지난 5월 기준 전국 아파트 낙찰률은 31%, 다세대 낙찰률은 18.2%에 그쳤다.
2021년을 기점으로 임의상환 비율이 줄고, 경매 회수 비율이 늘어난 것은 이 시기에 보증금 반환 여력이 없는 ‘악성 임대인’(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이 대거 유입했기 때문이다. 악성 임대인은 HUG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20년 83명에서 2021년 157명, 2022년 233명, 2023년 3월 기준 300명으로 점차 늘었다. 이들을 대신해 HUG가 세입자에게 변제해 준 금액은 1조2336억원에 달한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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