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공사비 갈등에 쇠파이프로 막은 현관문

최위지 2023. 7. 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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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앵커]

부산 영도구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시공사와 재개발 조합 간 갈등으로 입주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여섯 집 걸러 한 집마다 현관문 앞을 쇠파이프로 가로막아 문조차 열지 못하고 있는데요,

무슨 이유 때문인지, 최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영도구 동삼동에 들어선 천2백여 가구 신축 아파트입니다.

아파트 단지 울타리에는 '재개발 조합원 출입을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지난달 30일부터 입주가 시작됐는데, 210가구 조합원들은 단 한 가구도 입주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공사가 아파트 입구는 물론 집 현관문마다 쇠파이프로 가로막아 출입을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합원들은 당장 거리로 나앉을 형편이라고 호소합니다.

[정명규/입주 예정 조합원 : "어디 갈 데가 없어요. 지금 이제 짐을 컨테이너 상자 안에 보관을 하고, 창고에 천막을 치고 살든가…."]

자녀 전학 일정에도 차질을 빚고,

[입주 예정 조합원 : "입주가 돼서 제가 전입신고를 해야 지금 여기 영도에 있는 학교를 다닐 수가 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는…."]

전세 세입자에겐 위약금도 물었습니다.

[입주 예정 조합원 : "(시공사가) 유치권 행사하고 (입주가) 불투명하니까 전세계약금을 돌려달라 그래서 내가 200만 원을 받았는데 400만 원을 돌려줬거든요."]

시공사가 조합원들의 입주를 이렇게 막아선 이유는 뭘까.

부산시가 지적한 건축 심의 사항을 보완하고, 고급형 창호로 바꾸는 등 170억 원가량 공사비가 늘었는데, 조합 측이 부당하다고 맞서자 시공사가 유치권 행사에 나선 겁니다.

조합 측은 공사 금액 산출 근거가 부실한데다, 시공사가 막대한 수익을 챙겨놓고 늘어난 공사비를 조합에 모두 떠넘기고 있다고 반발합니다.

시공사 측은 "추가 공사는 조합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하도급 업체에 재료비와 인건비를 내야 해 공사비를 조정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시공사와 조합 측이 입주가 끝나는 다음 달 말까지 이대로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조합원들은 매달 천만 원이 넘는 이자 비용까지 물어야 합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그래픽:김명진

최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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