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안전 해치는 ‘빌런’…서울교통공사 “무관용 대응”
지난해 11월 서울지하철 7호선 노원역에서 승객 A씨가 인근 마트에서 사용하던 쇼핑카트를 역사까지 끌고 와 열차를 타려다 카트 앞바퀴가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 끼였다. 바퀴를 빼려는 과정에서 스파크가 튀어 다른 승객의 안전까지 위험한 상황이 됐다. 역사 직원들이 달려와 카트를 제거하느라 7호선 열차 운행이 15분가량 중단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이같이 지하철 시설물을 파손하거나 안전 운행을 방해하는 승객에게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3일 밝혔다.
하루 700만명 이상이 서울지하철을 이용하고, 작은 사고가 열차 운행에 큰 지장을 주거나 다수 이용객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교통공사가 무관용 원칙으로 형사고소와 과태료 부과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승객 과실로 지하철 시설물 피해가 발생하면 구상권을 행사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민사 조치도 할 예정이다.
공사 측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서울지하철 1~8호선에서 승객의 열차 운행 방해와 시설물 파손, 승강기 고장 등 장애는 총 108건이 발생했다. 형법 제186조(기차 등 교통방해죄) 등을 근거로 공사가 경찰에 고소한 A씨 사건의 경우 교통방해죄가 인정되면 1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지난 6월에는 왕십리역에서 뚝섬역 방면으로 가는 2호선에 탑승한 30대 승객 B씨가 술에 취해 여섯 차례에 걸쳐 출입문에 발을 끼워 문을 닫는 것을 방해했다. 승무원의 안내방송에도 멈추지 않아 열차 운행이 3분가량 지연됐다.
B씨는 운전실에까지 난입해 안내방송에 항의했고 운전 중이던 기관사는 다른 승객의 도움을 받아 운전실에서 취객을 내보냈다. 공사 측은 “열차 운전실에 강제 또는 무단으로 진입하는 것은 운행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는 위험한 행위”라며 “해당 승객을 철도안전법 위반으로 경찰에 신고해 현재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B씨는 법 위반이 인정되면 2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김석호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시설물 파손 및 열차 운행방해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해 시민 전체의 안전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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