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온열질환자 287명…취약계층에 더 지독한 더위
[앵커]
이렇게 때이른 폭염에 열사병이나 탈진 환자도 늘고 있습니다.
뙤약볕에서 일하는 사람들, 또 냉방기가 부족해 더위 피하기 힘든 이웃들을 윤아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노량진 학원가의 컵밥 골목.
떡볶이와 순대를 뒤집을 때마다 열기가 훅, 하고 올라옵니다.
["어휴..."]
철판 온도는 80도, 노점상의 체온은 40도 넘게 치솟습니다.
[곽종수/떡볶이집 운영 : "땀으로 목욕을 했죠. 여름되면 한 5kg 제가 빠지거든요 살이."]
그래도 조리 시간을 맞추려면 선풍기는 틀 수 없습니다.
[곽종수/떡볶이집 운영 : "사방이 트여 있기 때문에 에어컨 달아봤자 다 소용이 없어요. 가스가 있기 때문에 불이 다 꺼져버려. 그러니까 밑으로 선풍기를 내릴 수가 없어요."]
사방으로 튀기는 벌건 불꽃, 얼굴도 빨갛게 익었습니다.
[최석준/서울 영등포구/철공소 운영 : "땀이 그냥 비 오듯이 내리니까요. 눈도 너무 따갑고..."]
수건을 두르고 작은 선풍기도 켰지만, 숨 막히는 더위를 쫓을 수 없습니다.
[최석준/서울 영등포구/철공소 운영 : "(더운 날에 쉬시면 안 되는 거예요?) 저희 같은 경우에는 거래처랑 계약이 잡혀 있고, 납기일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지자체가 앞다워 폭염 대책을 내놨던 쪽방촌은 나아졌을까.
50도를 훌쩍 넘는 집 표면 온도가 고스란히 내부로 전달되는 건 그대로입니다.
[유용근/쪽방촌 주민 : "뜬 눈으로 새우지요. 여름이 더 고역이죠. 제가 또 화상을 입었거든요."]
창문 하나 열기도 쉽지 않습니다.
[유용근/서울시 영등포구/쪽방촌 주민 : "문이라고 저거 하나 있는데 공기가 통하겠어요. 연탄을 쌓아 놓으니까 탄가루만 들어오죠."]
뙤약볕이라도 차라리 밖이 낫다는 주민들, 더위를 견디지 못한 쪽방촌 주민들은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골목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습니다.
올여름 전국의 온열질환자는 287명, 사망자도 2명 나왔습니다.
서민과 취약 계층에 폭염은 재난입니다.
KBS 뉴스 윤아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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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림 기자 (ah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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