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서 간부 "항의했지만…윗선서 '이태원 보고서' 삭제 지시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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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핼러윈을 앞두고 이태원에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한 정보 보고서가 참사 직후 경찰 내부 다수의 만류에도 삭제됐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박 전 부장과 김 전 과장은 용산경찰서 정보관이 참사 전 작성한 '이태원 핼러윈 축제 공공안녕 위험 분석' 보고서와 특별첩보요구(SRI) 보고서 등 정보 보고서 4건을 참사 이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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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내내 안 지운 자료를…항명 안 통해"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지난해 핼러윈을 앞두고 이태원에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한 정보 보고서가 참사 직후 경찰 내부 다수의 만류에도 삭제됐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3일 오후 증거인멸교사·공용전자기록 등 손상교사 혐의를 받는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56)과 김진호 용산경찰서 전 정보과장(53)의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전 용산서 정보분석팀장 이모씨는 "제가 (김 전 과장에게) '1년 내내 한 번도 자료를 지우지 않았는데 왜 지우라고 하느냐'고 묻자 김 전 과장이 강한 어조로 지시를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이씨에 따르면 김 전 과장은 참사 직후인 지난해 11월2일 용산서 정보과가 보관하고 있던 특별첩보요구(SRI) 보고서 삭제를 지시했다.
이씨는 "(용산서) 압수수색 이후 정보를 삭제하는 것 자체가 경찰 신뢰를 떨어트리는 행동이라 생각해서 '삭제하는 것이 맞느냐'고 반복적으로 항의했다"며 "사무실에 있던 몇몇 직원들도 '사고 수습과 대응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따졌다"고 떠올렸다.
그는 또 "국회 자료로 제출되면 '별 내용 없네'라고 생각할 자료가 삭제되면서 엄청나게 많은 오해를 받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보고서 4건이 진상 규명 자료로 활용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검찰 질문에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전 부장과 김 전 과장은 용산경찰서 정보관이 참사 전 작성한 '이태원 핼러윈 축제 공공안녕 위험 분석' 보고서와 특별첩보요구(SRI) 보고서 등 정보 보고서 4건을 참사 이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 전 부장 측은 앞선 재판에서 보고서 4건 중 1건에 대한 삭제 지시를 부인했으며 다른 3건은 '감찰에서 요구할 경우에 제출하자'는 취지로 제안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박 전 부장 측은 "핼러윈 관련 정보 보고서를 폐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 용산서 정보관들이 수년간 보관하고 있던 자료를 모두 폐기하라고 지시하는 과정에서 자료가 삭제된 것"이라며 "정보 보고서 4개는 첩보로 이미 보고됐고, 목적을 달성해 폐기돼야 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반면 김 전 과장은 박 전 부장의 지시를 반복적으로 받아 보고서를 삭제했다고 밝혀 양쪽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박 전 부장과 김 전 과장에게 삭제 지시를 받고 이행한 용산서 전 정보관 곽 모 경위는 증거인멸과 공용전자기록등 손상 혐의로 기소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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