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가 되는 메커니즘을 알아야 충치를 잡는다[지정현의 치아 건강이 100세 건강]

기자 2023. 7. 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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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먹은 치아’라는 뜻의 충치! 아이들을 치료하면서 “충치벌레 잡자. 울면 충치벌레 깨니까 조용하자”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저도 어렸을 때 충치가 생긴 어금니에서 나온 음식물 찌꺼기가 벌레라고 생각해서 너무나 무서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충치의 병명은 치아우식증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치과를 충치 때문에 찾게 됩니다. 충치가 생겼나요? 충치 때문에 아파요! 치과를 대표하는 질환이 충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충치는 왜 생길까요? 벌레가 있어야겠지요. 눈에 보이지 않는 뮤탄스(S.Mutans)라는 세균이 그 벌레입니다. 그다음엔 그 벌레의 먹이가 있어야 합니다. 음식물에 있던 단당류, 즉 설탕 성분이 그 먹이입니다. 벌레가 사는 집이 필요합니다. 그 집이 치면세균막입니다. 치태와 치석 등의 치면세균막은 세균과 그 먹이인 단당류가 그물구조로 형성돼 치아에 끈끈하게 달라붙어 있습니다. 뮤탄스라는 벌레가 설탕을 먹고 시큼한 산성용액을 분비합니다. 그 산성용액이 치면세균막이 붙어 있는 치아를 녹입니다.

치아는 바깥쪽이 단단한 법랑질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 안쪽에 상아질이 있는데 법랑질보다는 덜 단단합니다. 그 안에 신경과 혈관이 분포돼 있는 신경관이 있습니다. 치아의 단단한 성분은 칼슘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라는 결정체입니다. 칼슘과 인산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충치균인 뮤탄스균이 만들어낸 산성용액이 치아의 결정체를 녹여내서 단단하게 석회화돼 있는 치아표면을 무르게 만드는 것이 충치, 즉 치아우식증입니다.

치아표면(법랑질)의 치면세균막에 의해 치아가 녹기 시작하면 단단하고 투명한 법랑질이 분필같이 불투명한 하얀색을 띠기 시작합니다. 진행되면 물러져서 기구로 긁어내면 부스러져 떨어져 나옵니다. 이 단계에서 점점 진행되면 법랑질 아래층인 상아질로 치아우식증이 진행됩니다. 법랑질보다 무른 상아질은 치아우식증의 진행속도가 더 빠를 수 있습니다. 상아질로 진행된 치아우식증에 의해서 치아가 녹기 시작하면 병소부위가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합니다. 검은색은 그래도 충치균에 저항해서 진행속도가 느린 데 비해 갈색의 충치는 손으로 찔러도 쑥 들어가거나 긁혀 나올 정도로 진행속도가 빠른 편입니다. 처음 시작된 법랑질의 병소는 점처럼 보여도 그 안의 충치는 넓고 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진행되다가 껍질이 깨져서 환자가 비로소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아질로 깊이 침투한 뮤탄스균은 상아질을 녹이고 그 안에 있는 치수실(신경관) 안에 있는 신경관에까지 염증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치수염이 생겨 엄청난 치통으로 고생하게 됩니다.

충치가 제일 잘 생기는 부위는 어금니 씹는 면(교합면)의 깊은 홈입니다. 홈이 깊어서 닦이지도 않아 치면세균막이 고여 있다 보니 충치가 잘 생깁니다. 홈을 따라 검은색 줄이 생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다음 잘 생기는 부위가 치아와 치아 사이입니다. 칫솔질로는 치아 사이의 치면세균막이 잘 제거되지 않아서 법랑질이 녹게 되면 그 안으로 충치가 진행되는데, 치아 사이는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아 많이 진행된 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다음 의외로 충치가 많이 생기는 곳이 위쪽 앞니입니다. 앞니 사이에도 충치가 많이 생기고 칫솔질이 잘 안 되면 앞니의 넓고 매끈한 부위에도 하얗고 무르게 충치가 시작해서 갈색과 검은색의 충치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다음은 치경부마모증이 진행된 잇몸 쪽으로 파인 부위에서도 충치가 진행됩니다. 이 부위의 충치는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치아뿌리로 충치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또 치아뿌리에 단단히 붙어 있던 치석에서부터 충치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치아머리에 진행된 충치는 제거해서 치료하는 방법이 다양하지만 치아뿌리에 진행된 충치는 접근이 어렵고 예후가 좋지 않아 뽑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환자 스스로 충치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스스로 알 정도의 충치는 많이 진행돼서 치료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해결 방법은 정기적으로 치과에서 검사를 받는 것입니다. 치과의사도 눈으로만 봐서는 충치를 놓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X-ray를 찍어서 치아 사이의 충치나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충치도 점검해야 합니다.


■지정현은 누구?

지정현은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치의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의 외래교수로 재임하고 있으며,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죽전 스마트치과에서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죽전 스마트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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