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재 조작 드러나자, 감사위원 ‘열람 결재’ 없애려는 감사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사건에 대한 감사 결과를 시행하기 위해 주심 조은석 감사위원이 감사 결과 보고서를 최종 열람한 것처럼 전산시스템상 처리한 감사원이 3일 "전산상 자동으로 '승인'으로 표시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전 전 위원장 감사 보고서의 경우) 문서의 처리가 최종 완료되었다는 의미로 전산상 자동으로 '승인'으로 표시된 것일 뿐, '승인'이 표시되도록 주심위원의 결재상태를 임의로 변경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감사원 ‘위법감사’]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사건에 대한 감사 결과를 시행하기 위해 주심 조은석 감사위원이 감사 결과 보고서를 최종 열람한 것처럼 전산시스템상 처리한 감사원이 3일 “전산상 자동으로 ‘승인’으로 표시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주심위원의 열람을 건너뛰어 보고서를 시행해놓고도 대수롭지 않다는 식으로 반박한 것이다.
감사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전 전 위원장 감사 보고서의 경우) 문서의 처리가 최종 완료되었다는 의미로 전산상 자동으로 ‘승인’으로 표시된 것일 뿐, ‘승인’이 표시되도록 주심위원의 결재상태를 임의로 변경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달 9일 전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 결과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조은석 위원이 전자문서시스템에 등록된 보고서를 최종 열람한 것처럼 ‘승인’ 처리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조 위원이) 무슨 이유인지 결재를 안 하는 상태였다. (그래서) 감사 부서에서 (감사위원들이) 열람은 다 했으니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관리하는 부서에 요청했고, 그에 따라 처리해 ‘승인’으로 뜨게 됐다”며 조작을 시인했다.
하지만 3일 내놓은 감사원의 설명은 조작이 큰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조 위원은 일관되게 전 전 위원장 최종 감사 보고서를 열람한 바 없다고 밝혀왔지만, 감사원은 이날 조 위원이 보고서 처리를 완료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그러면서 “주심위원 (열람) 클릭이 ‘결재’인 것처럼 감사원 전산시스템에 잘못 구현된 부분은 바로잡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주심위원의 열람이 확인되면 감사 결과를 시행할 수 있는 상태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감사원의 ‘감사사무 등 처리에 관한 규정’에는 주심위원에게 행정적 의미의 ‘결재’ 권한은 없지만, 주심위원의 ‘열람’을 거쳐 보고서를 시행하도록 돼 있다. ‘전산시스템을 바로잡고 있다’는 감사원의 주장은 주심위원이 전산시스템에서 클릭을 하지 않아도 사무처가 ‘열람’으로 간주해 주심위원의 권한을 무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직 감사위원은 “만약 감사위원회의(감사위)가 수정의결한대로 감사 보고서를 사무처가 고치지 않더라도 사무처 결정에 따라 보고서가 공개될 수 있는 게 아니냐”며 “이는 감사위의 권한을 침해하는 감사원법 위반 사항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행정학 교수는 “주심위원을 ‘패싱’한 행위는 명백한 법령 위반인데 과연 감사원이 피감기관을 감사할 때 이 정도의 사안을 관행이라는 이유로 문제 삼지 않는지 되묻고 싶다”며 “감사원의 내로남불이 도를 넘었다”고 말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단독] 정부 표창장에 경찰청장 ‘존안 사진’…행안부 “황당”
- ‘유령아기’ 11명 사망 확인…178명은 소재 파악 못해
- ‘음주 뺑소니’ 차량 첫 압수…대낮에 횡단보도 덮쳐
- [현장] “우린 프랑스인이 될 수 없다”…일상 속 ‘나엘’들의 좌절
- 꿀벌, 벌의 극히 일부일 뿐…꿀벌실종 대책이 ‘벌’ 죽일라
- 다자녀 방송인 정주리 휘말린 ‘벽간소음’…해결책은?
- ‘수조물 먹방’ 김영선 “가서 보시라…먹을 만하다”
- ‘역사 마니아’ 푸틴, 혁명·내란의 1917년을 콕 짚은 이유
- 싸이 ‘흠뻑쇼’ 관객 눈살…“지하철이 물바다, 젖은 우비 입고 앉아”
- [단독] ‘김건희 일가’ 고속도로 특혜 의혹…하남시 요청은 묵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