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축포' K방산…수출금융 한도가 족쇄

채종원 기자(jjong0922@mk.co.kr),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2023. 7. 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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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00억弗 수주 기대…금융·R&D 전폭지원 필요
국가별 신용한도 61억弗 거의 소진…추가 수주 걸림돌
'일자리 보고' 방산, 美록히드마틴 한 곳이 11만명 고용

◆ 진격의 K방산 ◆

한국의 주력 산업이던 반도체와 석유화학 업황이 부진에 빠진 가운데 방위산업이 새로운 '엘도라도'로 주목받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유럽 각국이 군비 확충에 나서면서 한국 방위산업은 폴란드를 시작으로 수출 물꼬가 터졌다. 일각에선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 시장 문호가 열리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낙관론을 편다. 그러나 K방산 수출 실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3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한국산 무기 수출을 선진국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한국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와 같은 공적 수출신용기관(ECA)의 금융 지원이 필수 조건이다.

하지만 수출입은행법 시행령에서는 동일인에 대한 신용공여(대출) 한도가 수은 자기자본 152억달러의 40%인 약 61억달러(8조원) 규모다. 이 한도에 묶여 당장 폴란드 등에서도 대규모 수출이 발목을 잡힐 우려가 있다.

수은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방산 프로젝트로 수출금융 지원이 이뤄진 국가는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이다. 이들 국가에 추가로 수출하려면 '동일인 한도'를 대폭 풀어야 한다. 특히 현재 동남아시아 등에 집중된 K방산을 향후 미국, 영국 등 선진국으로 확대하려면 수출금융의 대출·보증이 더욱 중요하다. 방산에 주목하는 이유는 막대한 전후방 효과에 있다. 방위산업은 고급 일자리의 '보고(寶庫)'로 불린다. 세계 굴지의 방산 업체인 미국 레이시온테크놀로지스의 임직원은 19만5000여 명이며 록히드마틴은 삼성전자와 엇비슷한 11만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만약 한국이 올해 수주 목표액인 200억달러(약 26조원)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면 국내에도 21만여 명의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안보경영연구원에 따르면 방위산업 취업유발계수는 8.12로 일반제조업 평균인 6.9보다 17.7% 높다. 취업유발계수는 상품에 대한 최종 수요 10억원이 발생할 때 전후방을 포함해 창출할 수 있는 취업자 수를 뜻한다.

또 하루가 다르게 진보하는 무기체계의 성능을 따라잡지 못하면 K방산 수출은 '반짝' 실적에 그칠 수 있다.

대통령실과 방위사업청이 방산 수출 지원을 위해 방산수출전략평가회의와 통합수출지원그룹을 출범했지만 중장기적인 기술 지원은 미흡하다는 게 방산 업계의 평가다.

방산기업들은 정부가 기술 개발을 비롯해 연구개발(R&D) 부문에 더 많은 투자와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미국·유럽과 경쟁하려면 정부가 투자와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채종원 기자 / 김성훈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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