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열린행사장’ 복합문화공간으로
시, ‘이색 회의명소’ 지정 추진
옛 부산시장 관사가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난다. 관사는 새 단장을 거쳐 부산의 대표적인 이색 회의명소로 변신한다.
부산시는 올해 1월 시작한 ‘열린행사장 새 단장(리모델링) 공사 실시설계용역’을 지난달 말 완료하고 관련 업무를 부산시 건설본부로 이관해 이달 착공한다고 3일 밝혔다.
부산시는 지난해 12월 설계 공모에 선정된 (주)건축사사무소 원오원아키텍스를 통해 6개월간 전체 면적 2147㎡(약 650평), 야외공간 1만8015㎡(약 5400평)에 대해 실시설계용역을 진행했다.
설계용역 기간 각 분야 전문가 등이 참여한 보고회 및 기술 심사 등을 통해 폐쇄적·권위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철제 정문과 덮지붕(캐노피)을 과감하게 철거해 시민에게 친숙한 공공의 공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최욱 원오원아키텍스 대표는 “열린행사장 본관에 담긴 역사성과 상징성, 건축기법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서 유네스코 기준에 따라 기존 구조물을 그대로 살려 새로운 시설물과 잘 조화시키는 창의적 복원에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2024년 5월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방할 예정으로, 국제회의와 학술회의·토론회 등 행사 및 투자유치를 위한 다목적공간으로 활용된다. 또 대학과 기업의 업무회의 공간, 세계적인 명사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계단식 강연장, 작은 산책로와 숲이 어우러져 도심 속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카페, 야외정원 등 휴식공간이 조성된다.
부산시는 열린행사장의 이색 회의명소(유니크베뉴)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니크베뉴는 도시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마이스(MICE) 행사가 가능한 공간과 시설을 말한다.
열린행사장은 1985년 고 김중업 건축가의 설계로 지어졌으며 대통령 지방 숙소로 사용돼 ‘지방청와대’로 불렸다. 이후 2020년 4월까지 부산시장 12명의 관사로 쓰였으며 시장 관사 활용 논란이 일면서 부산민속관·행사장·숲속어린이도서관 등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기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새로운 관광명소로 주목받았다. 부산시는 열린행사장을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박형준 시장의 공약에 따라 사업을 추진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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