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졸피뎀 먹고 역주행' 운전자 "신발 신은 건 기억나는데…"
오늘(3일) 밀착카메라는 역주행을 하다 사람을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운전하기 전 불면증 치료제로 쓰이는 졸피뎀을 먹은 상태였고, 운전대 잡은 것도 기억이 안 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게 얼마나 위험한 건지, 이상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신호등에 녹색불이 켜졌습니다.
흰색 승용차가 천천히 나갑니다.
갑자기 맞은편에서 검은색 벤츠가 달려와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지난 2월 대전의 한 사거리에서 벤츠 운전자 40대 여성 이모 씨가 역주행한 겁니다.
이 사고로 60대 여성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6개월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들의 납골당에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우선미/피해자 딸 : 동생이 좋아하던 빵이 있었어요. (어머니가) 카스텔라와 커피를 차려놓으시고. 본인은 라면 한 그릇 드시고.]
사고 5분 전 블랙박스엔 아들이 보고싶은 마음도 담겼습니다.
[피해자/블랙박스 음성 : (아들) 힘들었어?]
이씨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이모 씨/가해자 : {사고 당시 기억 안 나세요?} 선생님과 대화하기 싫어요.]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가해자 측 대리인 : {잠시만요. 말씀 여쭤볼게요.} 너 지금 나를 막나? 나의 자유를?]
국과수 감정 결과 이씨의 혈액에서 졸피뎀 성분이 많이 나왔습니다.
경찰은 이씨를 약물 복용으로 인한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이씨는 우울증 때문에 잠을 잘 자지 못해 졸피뎀을 처방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졸피뎀은 사고 전날 한 알만 먹었다고 했습니다.
[이모 씨/가해자 : 전날 밤에 (졸피뎀) 먹으면 8시간 지나서 (의사) 선생님이 괜찮다고 하시던데요.]
하지만 운전대를 잡은 것조차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이모 씨/가해자 : (기억나는 건) 신발 신은 거요. {차를 탄 건 기억하세요?} …]
특히 이씨의 벤츠에서 뜯긴 졸피뎀 약봉투가 발견된 사실도 JT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가해자 측 대리인 : {사고 당일 졸피뎀을 먹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에요?} 제가 장담할 수 있는 건 아침엔 (졸피뎀) 안 먹었어요. 그런데 안정제가 신경이 쓰이는 거예요.]
졸피뎀 관련 교통사고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반포동에서도 40대 남성이 졸피뎀을 먹고 운전하다 인도 울타리를 들이받았습니다.
불면증 치료제로 알려진 졸피뎀은 수면유도제입니다.
15분 안에 효과가 나타날 만큼 강력합니다.
의사 처방이 있어야 하고 정해진 양을 넘겨서도 오래 먹어서도 안 됩니다.
[최창운/신경과 전문의 : 본인은 자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가족들과 대화를 한다든지, 몽롱한 상태에서 거리를 배회한다든지 부작용들이… 하루에 10㎎ 이상 복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졸피뎀을 먹고 운전대를 잡는 건 음주운전과 다르지 않습니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로는 처벌을 피할 수도 목숨을 살릴 수도 없습니다.
(작가 : 강은혜 / VJ : 김원섭 / 인턴기자 : 김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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