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셀 U.S.'…테슬라 4주째 1억달러대 순매도[서학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에서 10주째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순매도 규모도 거의 4억달러로 늘어났다.
미국 증시가 올 상반기에 기술주 중심의 랠리를 지속하면서 차익 실현 욕구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파르게 오른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기 전에 일단 차익을 현금화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심리다.
특히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대한 순매도가 크게 늘어났다. S&P500지수는 올해 상반기에 16% 상승했다.
대규모 순매도 가운데 서학개미들의 순매수는 급락 종목에 대한 단타 매매와 안정 지향형 투자라는 상반된 2가지 특징을 보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6월21일부터 27일까지 미국 증시에서 3억8631만달러를 순매도했다.(결제일 기준 6월26~30일)
이는 엔비디아에 대한 역대급 순매도가 있었던 5월24일~30일간 4억9881만달러 이후 4주일만에 최대 순매도다. 또 직전주(6월14일~20일) 1억5143만달러의 순매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0.2% 하락하고 나스닥지수는 0.8% 떨어졌다. 서학개미들은 올들어 가파르게 올라온 미국 증시가 드디어 조정을 시작한다고 판단하고 서둘러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 순매도가 두드러지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이 기간 동안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뱅가드 S&P500 ETF(VOO)로 1억4718만달러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역시 S&P500지수의 수익률을 따르는 아이셰어즈 코어 S&P500 ETF(IVV)도 4688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미국 증시를 중심으로 전 세계 선진국 증시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MSCI ACWI ETF(ACWI)와 나스닥100지수의 수익률을 따르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도 2409만달러와 1951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증시의 전반적인 움직임을 대변하는 지수 추종형 ETF에 대한 순매도가 많았던 셈이다.
올 상반기 동안 급등한 기술주에 대한 차익 실현도 계속됐다.
서학개미들이 지난 6월21일부터 27일 사이에 두번째로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테슬라로 1억2904만달러를 팔아치웠다. 서학개미들의 테슬라 순매도는 6주째이며 순매도 규모는 4주째 1억달러가 넘었다.
테슬라는 지난 6월20일 274.45달러로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지난 6월27일 250.21달러로 떨어지며 8.8% 조정을 받았다.
그러자 조정이 깊어지기 전에 차익을 실현해야 한다는 욕구가 거세지며 테슬라 매도 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테슬라는 더 떨어지지 않고 지난 6월28일부터 30일까지 연속 상승하며 261.77달러까지 회복했다
특이한 점은 테슬라의 하루 수익률을 1.5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배 주식(TSLL)은 983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는 점이다.
엔비디아도 4450만달러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엔비디아 역시 지난 6월21일부터 27일까지 4.4% 하락하며 조정 조짐을 보였다. 엔비디아는 지난 6월26일 406.32달러까지 떨어졌다가 30일에는 423.02달러로 반등했다
지난 6월30일 시가총액이 3조달러를 넘어선 애플도 2463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은 생성형 AI(인공지능)의 선두주자인 알파벳 클래스A와 마이크로소프트도 1468만달러와 1223만달러 순매도했다.
직전주(지난 6월14~20일)에 순매수했던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는 2715만달러 순매도해 반도체주에 대한 숏(매도) 포지션을 정리했다. SOXS는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해 반도체주가 떨어질 때 3배 수익을 얻는다.
SOXS를 지난 6월14일에 매수해 27일에 팔았다면 8.8%의 수익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은 직전주와 반대로 이번에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를 가장 많은 3804만달러 순매수했다. 반도체 비관론이 한 주일만에 다시 낙관론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반도체주가 많이 오르면 인버스 펀드를 사고 반도체주가 떨어지면 상승 레버리지 펀드를 사면서 단타 매매를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들어 낙폭이 심했던 전기차회사인 루시드 그룹도 1571만달러 순매수했다. 최근 바이오주가 급락하자 디렉시온 데일리 S&P 바이오텍 불 3배 ETF도 1236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엔비디아와 함께 AI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AMD는 최근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서학개미들이 1046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엔비디아가 너무 고평가됐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조정을 계기로 대안으로 AMD를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의 순매수를 이루는 또 다른 한 축은 국채와 배당 등 안정 지향형 투자이다.
서학개미들은 SPDR 블룸버그 만기 1~3개월 미국 국채 ETF(BIL)를 2871만달러,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얼티 인컴(O)을 1452만달러 순매수했다.
또 콜옵션을 매도해 얻은 프리미엄으로 배당수익률을 높인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바이라이트 전략 ETF(TLTW)도 1027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상업용 부동산 위주의 대출 펀드인 블랙스톤 모기지 트러스트(BXMT)와 배당 성장주에 투자하는 슈왑 미국 배당주 ETF(SCHD)도 970만달러와 889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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