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 시대 '수입 캔맥주' 인상에…소비자·국내 기업 '한숨'

최다인 기자 2023. 7. 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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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덕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전모(39) 씨는 최근 수입 맥주의 가격 인상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맥주는 '물가연동형 종량세'를 적용하고 있어 물가에 따른 세금 인상분이 맥주 출고 가격에 반영된다.

한국주류산업협회 관계자는 "현재 국내 기업들은 인상된 곡물 등과 같은 원부자재와 세금 등을 부담하면서 가격을 동결해야 하지만, 수입 주류는 이런 조치에서 자유로운 상황"이라며 "이는 결국 국내 기업들과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으로 다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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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가격 동결 속 수입 캔맥주 줄줄이 가격 올라
곡물 등 원부자재값·종량세 반영 세금 인상 원인 작용
대전 대덕구의 한 편의점에서 시민이 맥주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최다인 기자

"과거엔 좋아하는 제품만 마셨는데, 이젠 최저가형만 찾아요"

대전 대덕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전모(39) 씨는 최근 수입 맥주의 가격 인상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단일 상품에 이어 패키지까지 값이 오르면서 경제적 부담을 고려하게 됐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이른바 '혼술' 문화가 자리잡은 가운데 주류 가격의 오름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어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당초 올 초 정부의 요청으로 국내 기업들이 가격 동결에 나선 것과 달리, 수입 주류 값은 인상되면서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국내 주류업체들에 대한 역차별 목소리도 나온다.

3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주류 기업들은 올 2월 정부의 가격 자제 요청에 따라 가격을 동결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류 제품 가격 인상으로 높아진 물가를 잡는 데 협조하기 위해서다.

실제 올 초 주류 제조사인 하이트진로도 당분간 소주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소주 '처음처럼'과 맥주 '클라우드' 제조사인 롯데칠성음료와 '카스' 제조사인 오비맥주도 같은 입장을 전했다.

다만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령이 미치지 않는 수입산 맥주들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인상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산 맥주 4캔 묶음 가격은 1만 1000원에서 1만 2000원으로 인상됐다. 인상 품목은 하이네켄, 에델바이스, 데스페라도스, 애플폭스 등 총 14종이다.

앞서 지난달부터 '기네스 드래프트', '아사히', '설화', '밀러 제뉴인 드래프트', '쿠어스 라이트' 등 11종 단일 맥주가도 오른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물가 지수에서도 다른 주류와의 차이가 나타났다.

통계청 조사 결과 대전 지역 소주 물가가 지난해 5월 기준 109.57에서 올 동월 108.09로 1.48포인트 낮아진 가운데 맥주는 동기간 107.22에서 110.63로 3.41포인트 올랐다.

이 같은 배경엔 원부자재 값과 물류비 인상 등이 자리잡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맥주의 원재료인 국제 보리 평균가격은 지난 2021년 251.82에서 2022년 331.26로 31.55% 올랐다.

이와 함께 맥주에 붙는 세금도 높아졌다.

맥주는 '물가연동형 종량세'를 적용하고 있어 물가에 따른 세금 인상분이 맥주 출고 가격에 반영된다. 세금은 지난해 ℓ당 855.2원에서 올 4월 ℓ당 885.7원으로 늘어났다.

한국주류산업협회 관계자는 "현재 국내 기업들은 인상된 곡물 등과 같은 원부자재와 세금 등을 부담하면서 가격을 동결해야 하지만, 수입 주류는 이런 조치에서 자유로운 상황"이라며 "이는 결국 국내 기업들과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으로 다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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