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등록 아동 찾을 방법 있다"…20년 차 간호사의 확신
뒤늦게 2236명의 아이들을 찾고 있지만, 한 20년차 간호사의 노력이 없었다면 그림자 아이들의 존재도 모를 뻔 했습니다. 이 간호사는 출생아의 접종기록과 출생신고가 차이 나는 것을 알고 정부에 여러 차례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정부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는데 뒤늦게 감사원이 이 간호사의 이야기에 주목하면서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실종 아동을 찾습니다' 특정 아이를 찾는 전단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8년, 태어나자마자 예방 접종을 했는데 이후 출생 신고 안 된 아이들을 찾는다는 내용입니다.
20년차 간호사 이다정 씨.
미등록 아이들이 세상에 숨어있고 이 아이들을 찾을 방법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이다정/간호사 (프로젝트팀 '사회적 부모') : 태어나자마자 95%가 다 B형간염 1차 접종을 맞거든요. 그걸 좀 조사해 달라고…]
보건복지부와 정부 부처에 방법을 알렸습니다.
뜻이 맞은 변호사들과 이런 아이들 숫자를 달라고 3차례 정보 공개 청구를 했습니다.
하지만 답은 오지 않았습니다.
[박숙란/변호사 (프로젝트팀 '사회적 부모') : '국가에서 직무를 유기하거나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다'(는 이유를 대면서…)]
[이다정/간호사 (프로젝트팀 '사회적 부모') : 감사 제보랑 감사청구랑 그래서 안 주니까…]
이 간호사는 2016년 한 사례를 발견한 뒤 이 통계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경북 안동에서 한 여성이 신생아를 살해하고 암매장했습니다.
B형 간염 1차 접종 기록이 있는데 출생신고가 안 됐고, 보건소 직원이 의심해 아이 존재가 드러났습니다.
이런 아이들 숫자만 알려져도 숨은 아이들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최석봉/변호사 (프로젝트팀 '사회적 부모') : 민감 정보는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아요. 통계치를 달라고 한 것뿐이거든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관심을 보인 감사원 직원 개인을 찾아가 설득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실제 복지부 감사로 이어졌습니다.
아직 과제는 남아있습니다.
[박숙란/변호사 (프로젝트팀 '사회적 부모') : 이주민들에 대한 아동에 대해서도 출생 등록이 되어야 하지 않나…]
감사원이 찾은 2236명은 외국인 부모를 뺀 숫자입니다.
[이다정/간호사 (프로젝트팀 '사회적 부모') : 부모가 없다고 해서 부모 역할을 할 어른들이 없는 건 아니거든요.]
간호사의 바람은 우리 주변 모든 아이들을 똑같이 돌보자는 것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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