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소사선 뚫리니... 붐비던 9호선이 더 미어터졌다
9호선 이용객 20~30% 늘어
수도권 서부 지역을 잇는 ‘대곡소사선(서해선)’ 개통 뒤 첫 평일이었던 3일 오전. 열차를 가득 채운 승객들 대부분이 서울 김포공항역에서 내렸다. 이들 중 상당수는 서울 강남 지역을 지나가는 지하철 9호선 승강장으로 향했다. 매일 김포공항역 9호선을 이용해 출퇴근한다는 김모(26)씨는 “원래도 김포공항역은 사람이 많아 환승이 힘들었는데, 오늘 유난히 붐비는 것 같다”고 했다. 이용객이 몰리면서 이날 9호선 김포공항역을 이용한 승객은 평소보다 20~30%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곡소사선 개통에 따른 김포공항역 혼잡은 예견됐던 일이다. 대곡소사선은 경기 고양시와 부천시를 잇는데, 올해 5월 기준 경기 고양시의 인구는 약 107만명, 경기 부천시는 약 78만명이다. 이들은 대곡소사선을 통해 김포공항역에서 9호선으로 환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9호선은 직장이 많은 서울 강남으로 통하는 지하철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서해선 개통으로 출근 시간대 김포공항역 9호선 이용 인원이 1만5069명에서 2만1227명으로 약 40.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급행열차(노량진~동작 구간) 혼잡도도 197%에서 219%로 22%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개통 첫날인 1~2일은 주말이었지만, 오전 7시~9시 사이 김포공항역 9호선 이용 인원은 각각 8%, 10% 늘었다. 평일인 3일 이용객 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20~30%가량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김포공항역 자체의 과부하 문제도 지적됐다. 이날 오전 찾은 김포공항역은 평소보다 많은 승객으로 붐볐다. 대곡소사선을 비롯해 서울 지하철 5·9호선, ‘김포골드라인’, 공항철도가 이곳을 지나가게 됐는데, 5개 노선이 한 역을 지나가는 건 국내 최초다. 이에 따라 9호선과 대곡소사선 등 김포공항역 탑승구 곳곳에는 안전 요원들이 배치됐다. 대곡소사선에서 유입되는 승객들로 역내가 혼잡해지자 한 안전 요원은 “카드를 찍지 말고 그냥 통과해 달라”고 했다. 경기 시흥시에 사는 직장인 김모(28)씨는 “사람이 너무 많아 환승하는 데만 10분쯤 걸린 것 같다”고 했다. 김포공항역 관계자는 “대곡소사선 개통 이후 특히 출근길 혼잡도가 두 배쯤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직원들이 개찰구에 나와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는 빠른 시일 내에 김포공항역 혼잡도를 낮추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만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9호선의 경우 가동 가능한 차량을 모두 동원해도 빨라야 오는 7월 31일부터 증회가 가능하다”며 “출퇴근 시간대에 급행·일반열차 운행 횟수를 각각 2회씩 증회하고, 12월부터 순차적으로 신규 전동차 8대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혼잡 관리를 위해 안전요원 24명을 계속해서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제 막 운행을 시작한 대곡소사선의 혼잡도 완화도 숙제다. 3일 대곡소사선 내부는 승객들로 꽉 찼다. 탑승한 승객의 대부분은 다른 노선으로 환승하기 위해 김포공항역에서 내렸다. 9호선과 공항철도 등 다른 노선으로 통하는 에스컬레이터 앞에는 150여 명의 승객이 40여m 줄을 섰다.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을 가기 위해 대곡소사선을 타고 김포공항역에 온 권민진(24)씨는 “대곡역에서부터 굉장히 많은 사람이 탑승했다. 열차 내부가 승객으로 가득 차 한 사람이 문에 끼여 사고가 날 뻔하기도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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