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쬐는 땡볕 아래 '무방비 노동'…"장마가 아니라 땀마네"
오늘(3일) 많이 더웠습니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4.9도까지 올라갔습니다. 습도도 높아서 체감온도는 더 높았습니다. 먼저 걱정은 이 뜨거운 햇빛을 그대로 바깥에서 받아내야 하는 노동자들입니다. 땀 닦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엘니뇨로 더 더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먼저 정인아 기자입니다.
[기자]
아스팔트 위에 아지랑이가 피어 오릅니다.
절절 끓는다는 말 그대로입니다.
지금은 3시 반, 기온은 34도 가까이 올랐습니다.
배달 노동자의 체온을 재보니 36.7도가 나왔습니다.
배달을 다녀온 뒤에 다시 한 번 체온을 재보겠습니다.
그늘 한 점 없는 도로를 달립니다.
배달 두 곳을 다녀왔더니 체온이 42도까지 올랐습니다.
[이지수/배달 노동자 : 신호 대기할 때가 제일 뜨겁죠. 매연이라든지 차의 엔진 열이 무시 못 하니까. (오토바이 엔진 열이) 다리에서부터 엉덩이로 해서 상체까지 열이 계속 올라와요.]
아무리 더워도 안으로 들어갈 형편이 안됩니다.
[이지수/배달 노동자 : 내가 (더위를 피해) 사무실 들어가는 순간 이 일은 수입이 안 돼서. 거의 대부분 기사분들이 더운데 밖에서 기다리면서 쉬려고 해요.]
야외주차장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쬡니다.
청소를 하고 나서 머리 온도를 쟀더니 45도 가까이 나왔습니다.
지하 주차장은 온도도 높지만 습도가 70%나 될 정돕니다.
[청소 노동자 : 비 오고 나서가 힘들지. 습하니까. 땀이 줄줄줄 흐르죠. 엄청 힘들죠. (일이 많은) 아침에는 거의 옷이 다 젖어서 오거든요.]
공사 현장은 잠시만 서 있어도 땀이 비오듯 쏟아집니다.
[장마가 아니라 '땀마'네 '땀마']
작은 나무 그늘로 땡볕을 피해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작은 나무다 보니까 그늘이 없어요. 해봤자 한두사람만 딱 서있을 정도. 토시는 고무줄이 있잖아요. 고무줄 테두리가 (살에 닿아서) 저는 벗으면 빨개요. 땀 차면 쓰라려요.]
지난 5년 동안 여름철 온열질환으로 접수된 산업재해 근로자는 152명, 이 가운데 23명이 숨졌습니다.
지난달에도 폭염 속에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쇼핑카트를 정리하던 30대가 숨졌습니다.
(영상취재 : 김대호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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