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조끼만 1kg"‥노동자 숨진 마트, 여전히 중노동
[뉴스데스크]
◀ 앵커 ▶
오늘처럼 매우 더워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던 지난달 19일, 30대 노동자가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일하다 숨졌습니다.
해당 마트 측이 폭염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벌어진 비극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는데, 오늘 그곳 상황은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이지은 기자가 가봤습니다.
◀ 리포트 ▶
오늘 낮, 경기 하남의 외국계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노동자가 쇼핑 카트 정리에 한창입니다.
규정상 한 번에 6개씩 밀어야 하지만 10개씩 미는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지난달 19일 같은 일을 하던 노동자 김 모 씨가 숨진 현장입니다.
김 씨는 당시 오전 11시부터 밤 9시까지 카트를 정리하며 4만 3천보, 26km를 걸을 정도로 중노동에 시달렸지만, 무더운 주차장에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다 숨졌다고 동료들은 입을 모읍니다.
폭염이 맹위를 떨친 오늘은 어떨까?
마트 주차장 2층입니다. 차량과 외부의 열기에 그대로 노출돼 이곳의 온도는 34도를 넘겼습니다.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외부 온도와 1도도 차이가 없는 겁니다.
심지어 휴대전화 날씨 앱에 나타난 체감온도는 35도.
주차장 천장에 공기순환기가 가동되고 있어도 더위는 그대론 겁니다.
[노동자] "힘들죠 당연히. 열이 올라서 그냥 온 몸이 다 젖어요. (일) 끝날 때."
마트 측의 대책은 좀 개선됐을까?
김 씨가 숨질 당시 세 시간에 15분만 휴식시간을 줬는데, 오늘은 낮 1시부터 5시까지 1시간에 10분씩 휴식시간을 준다고 공지했습니다.
하지만 에어컨과 냉장고가 있는 휴게실은 여전히 5층.
1층에서 가려면 4분이나 걸려 휴식시간 내에 다녀오기 힘들었던 예전 상황은 똑같습니다.
마트 측은 또 아이스팩을 채운 얼음조끼도 지급했다지만 착용한 노동자는 보이지 않습니다.
[노동자] "(얼음 조끼) 무겁다니까요. 아이스팩을 달고 다닌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무게가 양쪽으로 하면 1kg이 넘을텐데."
"코스트코는 지금 당장 신규 인력을 충원하라! (충원하라! 충원하라! 충원하라!)"
오늘 마트산업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부의 중대재해조사를 촉구하고, 마트 측엔 추가 인력 고용과 폭염 시 노동자 보호조치를 요구했습니다.
폭염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어떤 입장인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마트 측은 이번에도 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이지은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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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류다예
이지은 기자(ezy@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99673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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