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에 못 쓰는 빗물탱크…200억 들였는데 무용지물

홍진우 2023. 7. 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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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마철 빗물이 하수구로 한꺼번에 몰리는 걸 막기 위해, 저지대엔 빗물 저장시설을 만듭니다.

그런데 200억 원이나 들여서 만든 저장시설이 무용지물이 된 곳이 있습니다.

이러다 또, 침수되면 얼마나 많은 주민이 피해를 보게 될까요. 

홍진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7년 9월 하루 사이 300mm가 넘는 기습적인 폭우에 만조까지 겹치면서 경남 거제시의 저지대 곳곳이 잠겼습니다.

되풀이되는 침수를 막으려 국비 등 200억 원을 들여 2만 5천 톤 규모의 빗물 저류시설을 짓기로 했습니다.

계획대로하면 지난해 말 다 지어졌어야 할 빗물 저류시설인데요.

앞에는 출입금지 표지를 세우고 빗물에 침수될까봐 임시로 포대를 쌓아둔 채 공사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저류시설 기둥 곳곳이 부서졌고 벽면 여러 곳도 균열이 생겼습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 당시 많은 비가 내렸는데 이를 견디지 못한 겁니다.

[양태석 / 거제시의원]
"균열은 거의 다 가있는 상태였고, 균열들 상태가 좀 문제가 된다고 그렇게 판단을 했죠."

대한토목학회 진단 결과, 설계부터 시공까지 문제가 발견돼 전체 보수나 재시공을 해야 할 상황입니다.

하지만 설계업체, 건설사, 감리사까지 서로 책임 떠넘기기만 하고 있습니다.

거제시는 시설 하자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입니다.

[곽승립 / 거제시청 시민안전과장]
"업체에 책임을 물어야 할 그런 상황이라 저희는 소 제기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젠 침수 걱정 덜겠거니'했던 주민들은 올해도 장마 걱정입니다.

[경남 거제시 일운면 주민]
"순식간에 물이 차니까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어요.(침수 예방해줄 거라) 믿고 있었는데 부실공사로 주민들은 더 큰 걱정거리가 생긴 거예요."

200억 원 헛돈만 쓰고 주민 불안은 하나도 덜지 못했습니다.

채널A뉴스 홍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김덕룡
영상편집 : 이혜진

홍진우 기자 jinu0322@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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