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맥] 더 커진 대구 시대…역사와 의미, 전망은?
[KBS 대구]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군위 편입으로 더 큰 대구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지난 1995년 달성군이 경상북도에서 대구시로 편입된 이후 28년 만에 대구 지도가 바뀐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 고장 대구가 그동안 어떤 역사를 품고 성장해왔는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대구는 선사시대부터 인류가 살기 시작한 천혜의 보금자리입니다.
대구 달서구의 선사시대 유적을 보면 꽤 큰 부락이 형성돼 역사가 시작돼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구의 옛 지명인 '달구벌'부터 살펴보면, '달'은 높다, 크다의 의미를 지닙니다.
구,는 구덩이 혹은 언덕마루, 벌은 벌판을 뜻합니다.
지형이 높고 분지로 이뤄지면서 생겨난 이름으로 추정됩니다.
통일신라시대에 와서는 달구벌을 '달구화현'으로 칭했다고 합니다.
신라 신문왕 때에는 수도를 서라벌, 지금의 경주에서 달구벌로 천도하려 했지만 귀족들의 반대로 무산됐고 대구현,이라는 말로 개칭됩니다.
대구,라는 말 또한 큰 구덩이, 큰 분지라는 뜻입니다.
오랜 역사를 이어온 대구, 후삼국시대 말에는 후백제 견훤과 고려를 세운 왕건 사이의 전투가 지금의 팔공산 인근에서 벌어졌었죠.
이때부터 반야월, 안심 등의 지명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을 거쳐 성장해 온 대구, 일제강점기를 거쳐 광복 이후에는 신문화의 중심지로 굵직굵직한 문인과 화가를 배출했고요.
6.25 때는 전란을 겪지 않고 낙동강 '최후의 보루'로 남으면서 근대 문화도시로서 힘차게 커져 갑니다.
섬유산업이 활발하던 7,80년대와 90년대 후반까지 대구의 인구는 250만을 훌쩍 넘었습니다.
수도 서울과, 국제적 항구도시 부산에 이어 우리나라 3대 도시의 위상을 오랫동안 유지해왔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부터 수도권 쏠림 현상에 이은 국제공항이 들어선 인천광역시의 비약적인 성장에 인구 3위 자리를 내주게 되죠.
그래서 이번 군위군 편입은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민선 8기를 시작하면서 대구굴기, 즉 다시 일어서는 대구의 힘찬 도약을 기약했습니다.
경제 성장은 물론 인구가 유입되는 대구, 산업이 부흥하는 대구를 표방하고 나선 겁니다.
군위 편입이 성사되면서 대구의 지도는 땅콩 모양의 행정지도를 가진 전국에서 가장 넓은 특.광역시가 됐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바로, 최근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팔공산이 있습니다.
군위의 역사와 팔공산의 역사, 대구의 역사는 묘하게 이어져 있습니다.
이미 전해드렸듯 고려 태조 왕건의 역사가 고스란히 대구의 지명으로 남았고요,
군위에는 경주 석굴암보다 약 100년 앞선 것으로 추정되는 '아미타여래삼존 석굴'이 있습니다.
제2 석굴암이라고도 불리는 삼존석굴은 8세기 중엽 건립된 경주 토함산 석굴암의 모태가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군위는 삼국유사의 고장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고려시대 승려, 일연이 삼국유사를 집필한 인각사라는 곳이 군위에 있어섭니다.
역사적 기록과 함께 건국신화와 불교설화 등이 수록된 삼국유사는 현재까지 남은 책 중에 단군 신화를 기록한 최초의 책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삼국시대부터 고려까지의 유구한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사료가 군위, 대구, 그리고 천년 고도 경주를 중심으로 기록으로 남아 있는 셈입니다.
이처럼 훌륭한 역사문화 자원을 보유한 군위를 편입함으로써 대구는 관광도시로의 새로운 도약도 꿈꾸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청년 유출과 저출생으로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 온 대구 인구도 모처럼 2만 3천여 명을 유입하는 효과를 보게 됐습니다.
대구경북 신공항 유치를 전제로 지난 2020년부터 추진된 군위군의 대구 편입은 3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됐습니다.
이번 편입은 국가적 정책에 따라 이뤄진 기존의 행정구역 편입과 달리 지방자치단체 간 합의로 이뤄진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됐습니다.
또 신공항 권역으로 묶인 '의성'까지 물류와 인구가 이동할 것을 고려하면 대구 시민들의 활동 범위는 더욱 광역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구경북 신공항이 동남권 물류의 중심으로 자리잡는 것을 전제로 한 더 큰 대구의 시대, 지역민의 기대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곽근아입니다.
그래픽:인푸름
곽근아 기자 (charter7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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