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선동, 사실 확인력 뛰어난 MZ세대가 바로잡아주리라 기대"[고견을 듣는다]
방류방식을 택한건 일본… 우리는 방류했을 때 '안전하냐, 아니냐'만 판단하면 돼
처리수 태평양 돌다오면 4~5년 후 10만분의 1로 희석… 국내 바로와도 영향 없어
美·캐나다도 배출에 찬성했는데… IAEA가 검토한 사항 유엔총회 안건 채택 회의적
[]에게 고견을 듣는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천일염 사재기라는 말도 안 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그걸 보고 있자니 학회나 저나 가만히 있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금은 바닷물을 증발시켜 만들잖아요. 삼중수소는 물하고 똑같은 것이기 때문에 증발해 버려요. 설령 바닷물에 삼중수소가 섞여 있다고 해도 소금에는 남아있지 않습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이 코메디 같은 현상을 대하고 뒤통수를 세게 맞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그는 현재 원자력 전문가로서 민주당과 일부 시민단체들의 오염수 괴담에 맞서 맹활약 중인 '사실 전도사'다. 정 교수는 지난달 20일 한국원자력학회가 오염수 괴담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성명을 내는 것도 주도했다. 학회는 성명에서 '실증적 자료와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볼 때 오염수 방류는 우리국민 건강과 해양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확인했다.
정 교수는 그럼에도 일부 선동에 넘어간 사람들에 대해서는 "모든 국민이 논리성을 갖고 있지는 않다"며 "(민주당이) 어떤 정치적 목적을 갖고 괴담을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우리 정부는 방류하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방류하든 말든 그것은 일본의 입장이라는 것이고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우리는 '안전 하냐, 위험 하냐' 이것만 판단하면 되는 겁니다"라고 단언했다.
정 교수는 괴담을 퍼뜨리는 세력이 오염수가 위험하다면서 과연 얼마나 해로운지 과학적 합리적 근거를 대지 않는 점도 지적한다. 정 교수는"선동세력은 되는 주장이건 안 되는 주장이건 일단 떠들고 보는 그런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우리 국민들이 이미 광우병 사태나 사드 사태에서 학습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저희 전문가들이 노력하면 시비를 가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도 부정하고 오염수 방류의 유엔 총회 안건 추진에 대해서도 "나라망신"이라며 "아무말 대잔치를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본사 회의실에서 가졌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오염수 논란으로 수산물 소비 급감, 천일염 사재기 등이 일어나는 데 대해 과학자로서 더 갑갑하실 것 같은데요.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에 선동되는 대중들을 생각하면 우리나라가 이제 성장의 한계에 온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과 좌절감이 들 정도입니다. 결국 전문가가 직접 나서서 사실을 알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한편 우리사회의 희망은 MZ세대입니다. 기성세대보다도 사안별로 사실을 확인하는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점에서 희망을 걸어봅니다. 전문가가 나서면 MZ 세대가 이 사실을 토대로 쇼츠 등을 만들어서 확산시키는 현상을 발견하거든요."
-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일본을 방문해 최종 보고서를 기시다 총리한데 전달한다고 하는데요.
"IAEA 미션 리포트(오염수를 최종적으로 어떻게 처리할지 제안한 도쿄전력의 리포트)를 보면 5가지 방안을 고려했습니다. 이 가운데 3가지는 현재 야당 등이 제기하는 방법인데 포기했죠. 왜냐하면 배출 기준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기준이 있는 방식은 해양방류와 증발시키는 방식인데, 해양방류가 증발보다 싸기도 하지만 안전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선동가들은 일본이 싸기 때문에 방류를 선택한 것처럼 말하고 있어요. 우리가 1년 동안 약 3mSv(밀리시버트)의 방사선 피폭을 받는데, 해양방류 시 1 mSv의 10억분의1 만큼 더 받습니다. 증발방식의 경우는 10만분의1 만큼 더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양방류가 싸기도 하지만 그것 때문에 선택한 것이 아니라 더 안전하기도 해서입니다. 오염은 빨리 많이 희석시키는 것이 정답입니다."
-후쿠시마에서 방류한다는 오염수는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말해 어떤 물질인가요.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핵연료 부스러기가 원자로건물 하부에 흩어졌는데 이들은 열과 방사선을 발생합니다. 이를 식히기 위해서 물을 넣거나 빗물이나 지하수가 건물하부로 들어가죠. 건물하부의 물의 높이를 지하수위보다 낮게 유지(음압병동처럼)하기 위해 물을 퍼내는 것이 바로 오염수입니다. 오염수는 핵연료를 씻은 셈이니까 여러 가지 방사성 동위원소가 포함돼 있죠. 방사선은 기본적으로 전리를 시키는 빛입니다. 전리는 원자에서 전자를 떨어뜨리는 것이고요. 원자력전기는 우리나라 전력의 30%를 차지하므로 전 국민이 매일 접하고 있습니다. 방사선은 병원에서 X-선 촬영 등으로 접하게 되기도 하죠."
-배출하게 된다면 해양생태계와 인체에 어떤 영향이 있습니까.
"배출기준을 하회한 배출일 경우 아무런 영향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문턱값의 100분의1로 배출기준이 결정됐어요. 후유증도 모두 고려해서 배출기준이 결정되므로 후유증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정확히는 처리수) 방류에 대해 한국원자력학회는 계속 모니터링을 해왔습니까? 학회는 그간 우리 정부의 대응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저는 정부가 순리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봐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용어상의 정확성을 기해야 하는데, 오염수가 아닙니다. 지금 방류하겠다는 건 오염수가 아니고 처리수입니다. 언론에서 오염수로 지칭하니 편의상 오염수라는 말을 쓰는데, 정확히는 처리수가 맞습니다.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문제는 불과 몇 개월만에 나온 일이 아니고 지난 몇 년간 쭉 논의돼왔던 일입니다."
-그럼 왜 하필 지금 문제가 되고 있나요.
"저는 (원전 폭발 사고 후) 한 5년 지나면 방류해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12년간 끌었으면 소위 말해 민심의 눈치라든지, 국제 동향을 충분히 살폈다고 저는 이해합니다. 사실은 미션 리포트 가운데 3번째 것(해양방류방식)을 집중적으로 살폈고 나머지는 대충 봤습니다. 우리 원자력학회에서도 관심 있는 회원들 중심으로 리포트를 검토했고요. 우리 정부에서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또 IAEA 활동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직원을 파견해 같이 조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전 정부에서도 쭉 해왔던 일들이고요."
-문재인 정부 때도 방류 관련 국제 조사팀에 우리 연구기관의 직원을 보냈습니까.
"최근 제가 들은 바로는 이전 정부에서도 '(방류해도) 안전하다'는 보고서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어떤 정권에서 어떻게 했다, 이런 것보다도 '과학적으로 배출 기준 이내이다'라는 것만 생각해야 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 문제를 일본과의 어떤 정치적인 문제라든지 역사적인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과 결부시키면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거든요.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면 제대로 볼 수가 없는 것이고, 색안경을 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답이 정해졌다는 뜻이거든요. 근데 굳이 색안경을 끼고 보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컨대, 총리가 안전한 것 같다고 하면, '일본 총리냐?' 이렇게 물어본다거나, 시찰단이 일본의 입장을 두둔한다고 몰아세우거나 그러는 겁니다. 사실, 처리수 방류 문제는 반일감정이랑 과학을 섞어서 볼 이유가 하나도 없는 것이죠."
-민주당은 '핵폐수' '우물에 독극물을 푸는 것'이라든지 하는 충격적인 말을 만들고 있습니다.
"프레임을 씌우는 겁니다. 프레임 전쟁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프레임 전쟁이라는 건 액자 안에 있는 그림은 보지 않고 액자 틀만 보도록 하는 거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볼게요. 전에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 때도 고리와 신고리를 합치면 토탈 10기의 원전이 있어서 밀집이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그러자 사람들은 밀집이라는 프레임에 속았습니다. 아무도 지도를 보지 않았거든요. 고리와 신고리는 한 3, 4km 떨어져 있습니다. 가운데 산도 있고 개울도 흘러요. 전혀 밀집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이제 밀집이라는 프레임을 거니까 사람들이 밀집으로 이해했던 거죠. 배출 농도 이하의 처리수를 오염수라고 계속 주장을 하다가 이제는 핵폐수라고까지 하는 건 일종의 프레임이죠. 프레임을 씌워서 사람들이 안에 있는 그림은 보지 못하게 하고 액자만 보도록 만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이나 오염수 방류를 침소봉대하는 사람들도 오염수가 해양생태계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제로에 가깝다는 과학적 사실을 알고 있지 않겠습니까?그런데도 정부를 향해 왜 방류를 두둔하느냐고 말하는 것은 결국 윤석열 정부를 곤욕에 빠뜨리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아요.
"오염수 선동을 하는 사람들은 '오염수를 마셔봐라' 이렇게 얘기하고 이제는 '후쿠시마 약수터'라는 말도 합니다. 과학적 사실이 있는데, 그러는 건 다른 목적이 있거나 일종의 연관관계와 인과관계를 헷갈리는 겁니다. 우리 어렸을 때 '원숭이 궁둥이는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 있어, 맛 있으면 바나나'라는 이어 부르기 노래를 했잖아요. 그런데 원숭이 궁둥이 빨간 것과 사과가 빨갛다는 것은 연관성은 있을지언정 본질은 아무 관련이 없거든요. 그리고 사과와 바나나도 맛있다는 걸 제외하면 아무런 관련성이 없어요. 그건 인과관계가 아니고 연관관계입니다. 그런데 연관관계를 마치 인과관계처럼 헷갈리는 겁니다. 계속 확대해 가는 거지요."
-오염수 기사의 댓글을 보면 선동에 넘어가는 사람도 있어요.
"모든 국민이 논리성을 갖고 있지는 않거든요. 그러니까 그렇게 얘기하면 좀 아는 분들은 장난치고 있구나 생각하겠지만,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공포감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백 그라운드에 깔고 보게 돼 속을 수 있는 거죠. 우리 정부는 방류하라고 한 적이 없어요. 방류하든 말든 그것은 일본의 입장이라는 것이고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방류했을 때 '안전 하냐, 위험 하냐' 이것만 판단하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상한 게 민주당은 처리수가 위험하다면서 얼마나 해로운지 과학적 합리적 근거를 대지 않고 있어요.
"되는 주장이건 안 되는 주장이건 일단 떠들고 보는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거기엔 과학적 사실은 없어요. 그러나 저는 우리 국민들이 이미 광우병 사태나 사드 사태에서 학습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저희 전문가들이 노력하면 시비를 가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방류하기로 결정된 것은 문재인 정부 때부터 알려졌는데, 민주당은 당시 별 반응을 안 보였거든요. 물론 지금이 방류가 임박한 상황이긴 하지만요. 민주당이 이 사안을 보는 태도가 윤 정부 들어와서 완전히 달라졌어요.
"그때는 방류가 최종적으로 결정되지 않은 때였죠. 방류하겠다는 계획은 쭉 있었습니다. 방류가 임박한 측면이 있지만 그 점을 보면 정치적 요인에 의해서 이런 일들이 생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일본이 은밀히 다핵종제거설비(ALPS, 알프스)를 작동 안 할 수도, 또 고장 날 수도 있다는 주장도 하는데요.
"일단 안 믿겠다고 작정한 사람은 대책이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원자력 시설은 액체 폐기물 처리시스템뿐만 아니라 모든 시스템이 고장 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또 인간은 실수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항상 백업을 두게 돼 있습니다. 지금 오염수가 나오면 방사선 농도 측정을 하고요. 처리가 끝난 다음에 또 농도 측정을 합니다. 농도가 높으면 다시 처리 시키고요. 농도가 충분히 낮아졌다면 탱크에 담아요. 그다음에 배출하기 전에 희석하고 나서 또 농도 측정하고요. 최종적으로 농도가 높으면 방류 안 합니다. 또 농도가 낮으면 그때 가서 방류하고요. 방류한 다음에서도 방류구로부터 한 10군데 정도의 샘플링 포인트가 있어서 거기서 또 농도 측정을 해서 농도가 이상하게 높게 나온다 하면 방류를 중지합니다. 전체 시스템을 보시면 중간 과정 한두 개의 문제가 생기는 걸 그렇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알프스가 고장 나면 오염수가 빠져나가나 보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전체 시스템에서 통제하기 때문에 문제 없습니다. 자꾸 알프스만 갖고 얘기하는데, 좁은 틈으로 세상을 보게 만들고 오해하게 만드는 기법인 거죠. 일종의 선동이에요."
-중국도 황해안에 수십 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고 거기서도 냉각수가 나오는데, 삼중수소 농도는 해양과 인체에 무해한 수준인가요?
"사실 우리에게는 오염 처리수의 절대량 면에선 중국에서 오는 게 더 많죠. 많다 하더라도 중국 것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허용 기준량 이하니까요. 그리고 또 하나, 이건 좀 논외적인 것이지만, 과연 중국이 원자력발전소를 안 지으면 어떻게 될 거냐 하는 문제를 돌아봐야 합니다. 중국에서 그렇게 많이 지어도 중국 전체 전력 비중에서 원자력은 10%정도밖에 차지하지 않습니다. 만약 중국이 원자력발전소를 안 지으면 그만큼을 석탄발전소를 짓게 될 겁니다. 그러면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미세먼지 문제가 더 커지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차라리 원자력발전소 짓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원자력학회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괴담에 대응하고 있는데요, 이 문제에 대한 공개토론도 제안하셨죠?
"전문가끼리 한 번 해보자는 거죠. 얼마 전에도 종편에 나가서 토론을 했는데, 처음엔 안 나가겠다고 그랬었습니다. 왜냐하면 국회의원들하고 같이 하는 토론이라서. 저는 이건 과학의 문제로 봐야지 국회의원들과 정치의 문제로 가면 좀 복잡해진다고 봤어요.고사를 많이 했는데 결국 여기저기서 압력이 와가지고 안 할 수 없게 된 상황이어서 나갔던 것입니다.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어떤 전문가 간의 토론은 환영합니다. 물론 정치 쟁점이 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정치인이 참여해야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치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또 방류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제가 나간다고 하면 안 나온다고 한 대요. 저는 아주 순한 사람인데, 이상하게 파이터가 돼 버려가지고….(웃음)"
-미디어의 공개된 토론에 나오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천일염 사재기라는 말도 안 되는, 코메디 같은 사태가 발생했는데, 그걸 보고 있자니 학회나 저나 가만히 있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말씀드린 것처럼 배출 농도가 낮기 때문에 우리 바다에는 영향이 없어요. 영향이 있다 하더라도 동해안이지 이건 서해안 천일염이잖아요. 게다가 삼중수소는 물하고 똑같은 것이기 때문에 증발해 버려요. 바닷물을 증발시키면 소금이 나오는 건데 물을 증발시킬 때 삼중수소도 같이 증발돼버리는 거니까 나올 이유가 없는 거죠. 그런데 '삼중수소 천일염'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이제 부작용이 나타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성명 내는 것을 서둘렀습니다."
-일본이 국제사회에 제시한 기술적 조건 대로 방류를 안 하면 어떻게 되나요.
"처리된 방류수의 삼중수소 농도가 배출 기준보다 매우 높거나 국제적으로 인정할 수 없는 높은 기준이라거나 하면 우리가 개입할 여지가 있는 거죠. 그렇지만 그 기준이 우리나라랑 비슷한 기준이고 우리나라도 방류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알아야 할 게, 원자력 폐수라는 게 특별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일반 공장 폐수나 원자력 폐수나 다 같은 폐수입니다. 그걸 정화해서 배출 기준 이내로 만들어 방류한다는 철학은 똑같은 겁니다. 그건 또 사회적 약속인 것이고요. 또 하나 장난질을 할 수 있는 것이 환경으로 내보내기에 충분한 수준의 깨끗함이지 먹을 수 있는 깨끗함은 아니라는 겁니다."
-APLS가 세슘과 스트론튬 등은 걸러내는데, 삼중수소는 완전히 제거하지 못해 삼중수소가 특히 문제가 되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알프스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나요.
"액체폐기물처리시스템 전체를 봐야합니다. 오염수가 발생하면 방사성 농도측정을 하고 여러 단계의 처리를 거친 후에 다시 방사성 농도측정을 하게 돼죠. 방류직전에도 방사성 농도측정을 하고 심지어 방류 후에도 방사성 농도측정을 합니다. ALPS가 고장 나도 방사성 농도가 높으면 방류를 하지 않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전체 액체폐기물 처리 시스템을 봐야 하는데 ALPS하나만 보게 함으로써 마치 ALPS가 고장 나면 오염수가 그대로 방류될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이 선동의 유형 중의 하나입니다."
-일본정부가 국제사회에 밝힌 처리과정을 신뢰할 수 있습니까. IAEA나 핵 전문가들의 모니터링이 허용되고 있나요.
"신뢰 정도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기구나 일본정부가 공식 발표한 것을 못 믿는다면 과연 뭘 믿을 수 있을까요? 국제기구를 믿지 못한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지 않나요? 나라 망신이죠."
-우리 정부는 얼마 전 후쿠시마 앞 바다의 물을 수거해 보관하고 있고, 방류 후 바닷물과 비교해 삼중수소 등 방사능 물질 함유량을 비교 분석한다고 했습니다. 이 또한 과학적으로 믿을 만한 프로세스로 이뤄진다고 볼 수 있을까요.
"네.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에 대해 정부가 거짓을 자행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봅니다. 만약 국민의 눈을 속인다면 그 결과가 엄청날 것일 테니까요."
-교수님께서는 그간 언론 인터뷰에서 2011년 3월 도쿄전력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후 바다로 유출된 오염수가 하루 300톤에 달했는데, 현재 우리 연안 바다에서 방사능 물질 농도는 큰 변화가 없다고 했습니다. 이번 오염수 방류에도 우리 앞바다의 방사능 물질 농도는 변화가 없을까요.
"네. 거듭 말씀 드리지만 없습니다. KINS(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는 우리나라 해역 40군데에서 해수를 채취해서 방사성 농도를 검사하는 일을 1994년부터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그 결과를 인터넷에 업로드 하고 있습니다."
-해양학자들은 방류수가 한반도 연안으로 오려면 최소한 4~5년 걸린다고 합니다. 그때 방사능 오염 농도는 어느 정도로 추정하십니까. 또 바다 물고기와 그것을 섭취하는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태평양을 건너 미국, 캐나다를 돌아서 우리나라에 오면 그 곳의 10만분의 1 이하로 더 희석되어 우리나라에 오게 됩니다. 설령 방류수가 직접 우리나라에 온다고 하더라도 방사선 피폭이나 삼중수소 영향은 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단식 항의를 하고 유엔(UN) 총회 안건으로 올리도록 국회 결의를 하는 등 갈수록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다급하게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서 국민의 시선을 분산하려는 뭔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유엔에 가져가도 이미 유엔 산하 기관인 IAEA에서 검토한 것이기 때문에 또 안건으로 채택될까요? 저는 회의적입니다. 이미 미국과 캐나다 등은 배출에 찬성했습니다."
-방류를 않는 것이 최상이지만, 불가피한 것으로 일본정부와 국제사회가 합의를 보았는데요,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해양방류가 관례화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배출기준 이하의 방류에 대해서는 도쿄전력이 알아서 할 일입니다. 반대도 찬성도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국제사회가 규범으로 정해 용인한 상황입니다. 그걸 하지 못하게 하는 사람들이 국제규범을 어기는 셈이 돼죠."
-마지막으로,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우리 원자력산업의 인력, 연구, 시장이 쪼그라들었다가 윤석열 정부 들어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면서 기사회생 하게 됐습니다. 우리 원자력산업이 다시 부흥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을까요.
"아직 대통령이 바뀐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신규 원전 건설도 없었고 부지를 새로 잡은 것도 없습니다. 사용후핵연료 처분 부지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요. 산업부는 그 일은 안하고 법안통과만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탈원전 폐기의 의지를 보이고 미래 에너지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규 원전 계획을 밝혀야 합니다."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배꼽티’ 보도에 입맛 다신 류호정 “탈코르셋? 긴 머리 女에게 손가락질 하는 건…”
- 잠실 석촌호수 매직아일랜드 인근서 여성 시신 발견…경찰 수사
- "`사축인간` 될 수 있냐" 면접관 질문에 "못하겠다"…불합격 통보 받아
- ‘성난 복근’ 공개한 조민, 김연주 “‘준공인’ 넘어선 新 정체성 도전…父 영향력”
- "우리 아빠랑 톰크루즈가 왜?"... 한밤 중 잠실에 등장한 톰크루즈
- 트럼프 2기 앞둔 美中 정상회담…시진핑 "디커플링 해법아냐"
- 韓 "여야의정 제안 뒤집고 가상자산 뜬금 과세… 민주당 관성적 반대냐"
- [트럼프 2기 시동] 트럼프, 김정은과 협상할까… "트럼프 일방적 양보 안 할 것"
- 내년 세계성장률 3.2→3.0%… `트럼피즘` 美 0.4%p 상승
- `범현대 3세` 정기선 수석부회장, HD현대 방향성 주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