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폭우 속 ‘맨홀주의보’…대전 추락방지시설 ‘전무’

KBS 지역국 2023. 7. 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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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오늘 날씨 정말 더웠죠.

내일부터는 다시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기승을 부리던 찜통더위가 주춤할 전망입니다.

하지만 비가 오면 또 비가 오는 대로 걱정입니다.

기상청은 시간당 30mm 이상의 비가 내리면 '매우 강한 비', 시간당 60mm 이상은 '태풍급 비'로 분류하고 있는데요.

나흘 전, 충남 서산과 태안에서는 시간당 6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고요.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서울에서는 기록적인 물 폭탄에 빗물이 배수관을 역류하면서 곳곳의 맨홀 뚜껑이 열리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생긴 구멍에 한 남매가 빠져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죠.

뚜껑이 열린 맨홀에서 빗물이 강하게 분출된다면 눈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요.

그렇지 않고 빗물에 잠겨있다면,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할 수 있어, '거리의 지뢰'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맨홀 뚜껑은 어느 정도의 폭우에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시간당 50mm의 비가 내리는 상황을 만들어 실험한 결과, 40kg의 맨홀 뚜껑이 41초 만에 열렸고요.

더 무거운 무게에서도 역류하는 빗물의 압력을 견디지 못했습니다.

[정도준/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관 : "시간당 50mm 정도 강우가 내렸다고 가정할 때 일반적으로 소형차라고 하죠. 1톤 차량의 경우에 약 30cm 이상 들어 올려지는 충격이 가해지고요. 차량이 움직이고 있는 경우에는 전복의 위험성도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강우량에 따라서 맨홀 뚜껑이 이탈되는 건 피할 수 없을 거 같고요…."]

당장 중부지방에 내일 밤부터 시작되는 장맛비도 많게는 시간당 50mm 이상으로 예보됐고요.

올여름 국지성 호우도 잦을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맨홀 관련 안전사고 예방 상황은 어떨까요?

맨홀 뚜껑이 열렸을 때, 맨홀 속으로 추락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안전장치, '맨홀 추락방지시설'입니다.

철망과 같은 구조로 돼 있어서, 수압의 영향을 적게 받고요.

빗물에 맨홀 뚜껑이 들어 올려지더라도 버틸 수 있습니다.

위에 사람이 올라가도 약 450kg 정도의 무게까지 견딜 수 있는데요.

전국에 이런 추락방지시설이 설치된 맨홀은 전체의 약 5%, 맨홀 20개 중 하나에만 설치돼 있었습니다.

제주도가 설치율 60%로 가장 높았는데요.

충남은 4%, 세종은 0.3%에 그쳤고, 특히 대전은 0%, 단 하나의 맨홀에도 추락방지시설이 설치돼있지 않았습니다.

[채진/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 : "그것(추락방지시설)은 사전에 성능시험 같은 것을 다 거쳐서 나오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전시에서는 안타깝게도 그런 시설이 지금 안 됐다고 하면 홍수에 대비해서 많이 준비가 안 됐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홍수 오기 전에 지자체에서 미리 예산을 확보해서 이런 것들을 설치해야 되겠죠."]

대전시는 환경부를 통해 "추락방지시설은 없지만, 맨홀 이탈을 줄일 수 있는 잠금형 맨홀 뚜껑을 일부 설치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이런 잠금형 맨홀 뚜껑도, 앞선 실험처럼 강한 수압이 가해지면 결국 버티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제가 직접 지자체별로 확인해 본 결과 대전시는 앞으로 추락방지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답했는데요.

충남도는 현재 추가설치를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고, 세종시는 추가설치 계획이 없다고 했습니다.

"예측 불허였다" 지난해 서울 강남 집중호우의 피해가 컸던 이유였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에는 이런 기습 폭우가 더 잦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 속 우리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은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 부족함이 없는지,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겠습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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