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일본 "반도체 협력 강화…안정적 공급망 확보 노력"

유럽연합(EU)과 일본이 반도체 산업 협력을 강화한다. 미국과 중국의 첨단기술 견제가 심화하는 가운데, 핵심 분야인 반도체 분야에서 양측이 협력을 강화해 공동 대응한다는 취지다.

3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외신을 종합하면 양측은 오는 1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일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장관급 정기 협의회를 신설하는 등 새로운 경제 안보 협력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양측은 △해양 안보 △사이버 공격 △반도체 협력 등의 안보협력에 집중한다. 이와 관련 일본 외신들은 "EU가 아시아 안보에 관여하겠다는 국제사회에 대한 강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4일 EU의 집행기관인 EU 위원회의 브루튼 위원이 일본을 방문해 니시무라 경제산업상과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양해 각서(MOU)에 서명할 것으로 전해진다. 양해 각서의 내용은 반도체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경우,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해 양측이 정보를 공유하는 취지의 '반도체 조기 경계 메커니즘'을 결성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차세대 반도체의 연구개발에서도 협력하며, 첨단 반도체의 신규 활용이나 인재 육성 정보도 교류한다.

배경에는 중국에 대한 견제가 있다. 양측의 MOU 초안에는 중국이 해양 진출을 강화하고 있는 남중국해·동중국해 상황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실렸다고 일본 외신은 보도했다. 대만에 대해 "힘과 위압에 따른 어떠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는 강하게 반대한다"고도 적혀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세부 항목으로는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 인재 육성에 대한 협력도 명기됐다. 협력 체제를 확립하고 장기적이며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만들어 나갈 목적 등도 포함됐다. 미국과의 협력을 공고히 하려는 일본이 EU와의 관계도 굳건히 해 국제적인 경쟁력 향상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행보라고 요미우리 신문은 평가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