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70년 한미동맹도 흔들린다... 당연시 말아야"

유대근 2023. 7. 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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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3일 "70년 된 한미동맹은 두 나라의 리더십과 정치 상황에 따라 흔들린 적이 많았다"면서 "동맹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고려대 SK미래관 최종현홀에서 열린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7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미국과 동맹을 맺은 국가는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몇 곳 되지 않는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한미동맹을 잘 가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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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통일융합연, '방위조약 70주년' 심포지엄 
반 전 총장 "미국과 동맹국 나토 등 몇 곳 안 돼" 
제성호 교수 "한미동맹은 이승만의 '신의 한 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3일 고려대 SK미래관 최종현홀에서 열린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7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고려대 제공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3일 "70년 된 한미동맹은 두 나라의 리더십과 정치 상황에 따라 흔들린 적이 많았다"면서 "동맹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고려대 SK미래관 최종현홀에서 열린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7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미국과 동맹을 맺은 국가는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몇 곳 되지 않는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한미동맹을 잘 가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반도에서) 전쟁이 안 나는 게 가장 좋지만 만약 발발한다면 주한미군(2만8,500명)과 추가 파병될 미군 외에 유엔 회원국 중에는 (우리 편으로 참전할 전력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엔군(12만 명)은 평화유지군 성격이라 전쟁에 투입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만큼 한미동맹이 중요한 셈인데, 그렇다고 '신경 쓰지 않아도 동맹이 잘 유지될 것'이라는 안이한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미국과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 논리다.


"한미동맹 바탕으로 강대국 틈새에서 균형자 역할"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한미동맹을 "신의 한 수"라고 표현하며 조약 체결에 사활을 걸었던 이승만 전 대통령을 높이 평가했다. 당시 미 정부가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에 소극적 자세를 보이자 이 전 대통령이 '반공 포로 3만 명'을 석방해 휴전협정 체결에 제동을 걸었고 미국의 태도를 바꿔 놓았다는 주장이다. 어렵게 체결된 한미동맹은 이후 한반도 휴전체제 유지에 기여했고, 우리는 강력한 동맹을 바탕으로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제 교수는 설명했다.

승명호 한국일보 회장 겸 고려대 교우회장(앞줄 왼쪽 여섯 번째부터)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이 3일 고려대 SK미래관 최종현홀에서 열린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7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려대 제공

토론자로 나선 한윤상 고려대 특임교수는 "평화는 힘의 균형에 의해 이뤄지고 이게 무너지면 전쟁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게 역사적 사실"이라면서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지난 70년간 남북 간 힘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했고, 한민족 역사상 최장 시간 평화를 누리게 됐다"고 말했다.

승명호 한국일보 회장 겸 고려대 교우회장은 이날 축사에서 "지난 70년 동맹을 바탕으로 새로운 70년을 설계하는 시점에서 한미동맹의 과거와 현재, 미래 비전을 논의하는 건 매우 의미 깊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과 '보다나은미래를위한 반기문재단'이 공동 개최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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