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시위, 벨기에·스위스로 번져… 유럽 전역 ‘초긴장’

이우중 2023. 7. 3. 19: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프랑스에서 알제리계 10대 소년 나엘이 경찰의 총에 숨진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가 국경을 넘어 벨기에·스위스로도 번지며 유럽 전역이 긴장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일(현지시간) 스위스 보 주(州) 주도 로잔 도심에서 전날 밤 약 100명 규모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고 전했다.

프랑스에서와 마찬가지로 10대 등 젊은층이 주축이 된 시위대는 경찰을 상대로 돌과 화염병을 투척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폭력사태 주변국 확대 양상
로잔 도심에서 시위대·경찰 충돌
10대 젊은층 주축… 돌·화염병 투척
6월 29일엔 브뤼셀서도 시위
프랑스 시위 체포인원 3000명 넘어
경찰의 총기 사용 정당방위 주장
목격자 촬영 동영상 사실과 달라
사망 소년 유족 “폭동 중단” 촉구

프랑스에서 알제리계 10대 소년 나엘이 경찰의 총에 숨진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가 국경을 넘어 벨기에·스위스로도 번지며 유럽 전역이 긴장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일(현지시간) 스위스 보 주(州) 주도 로잔 도심에서 전날 밤 약 100명 규모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고 전했다. 프랑스에서와 마찬가지로 10대 등 젊은층이 주축이 된 시위대는 경찰을 상대로 돌과 화염병을 투척했다. 로잔은 인구의 80%가량이 프랑스어를 쓰는 도시다.
17세 알제리계 이민자 소년 나엘의 죽음으로 촉발된 프랑스 반정부 시위가 닷새째 이어진 2일(현지시간) 파리 개선문 앞 군인들이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다. 프랑스 내무부는 사태 통제를 위해 3일 전국에 경찰과 헌병대 등 4만5000여명을 배치했다. 파리=EPA연합뉴스
현지 경찰은 이번 시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조직됐으며 프랑스에서 벌어지는 폭력 시위에 자극받아 벌어진 측면이 크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역시 프랑스어 사용자가 많은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도 폭력 시위가 벌어져 여러 건의 화재가 발생하고 64명이 체포됐다.

프랑스에서도 시위가 그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7일 나엘 사망 이후 현재까지 프랑스서 시위 때문에 체포된 인원만 3000명이 넘었다. 파리에서는 1일 밤사이 최소 871건의 방화가 일어나 차량 577대와 건물 74채가 불에 탔다. 이는 그간 억눌려 왔던 인종차별 등에 대한 이민자 사회의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자유·평등·박애’를 기치로 내건 프랑스가 정체성의 위기를 드러내는 상황으로도 분석된다. 가난한 이민자에게는 자유도 평등도 박애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데서 온 분노라는 것이다.

애초 프랑스 경찰은 총기 사용이 정당방위라고 주장했지만 몇 시간 뒤 목격자가 촬영한 동영상이 SNS에 공개되면서 대중의 분노가 폭발했다. 정당방위였다는 경찰의 해명이 사실과 달랐고, 강압적 모습이 영상에 담겼기 때문이다.

동영상에는 나엘의 차량 옆에 두 명의 경찰관이 서 있고, 한 명이 운전석 쪽 창문에 권총을 겨누는 모습이 담겼다. 이어 “네 머리에 총알이 박힐 거야”라는 경찰 음성이 들리자 나엘의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즉시 총을 겨누고 있던 경찰이 운전석 안을 향해 한 발을 발사했다. 이후 나엘의 차량은 수십를 이동한 뒤 어딘가에 부딪혔고 나엘은 그대로 사망했다.

규제 미비로 SNS에서 폭죽이 불티나게 팔리며 시위대에 의해 사용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폭죽이 시위대의 주요 무기가 됐다”며 “수십 개의 텔레그램과 왓츠앱 등의 폭죽업체 계정들이 대량 구매를 하면 할인해 주거나 신속 배송을 내세우며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남부 도시 니스에서 체포되는 시위 참가자들. AFP연합뉴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위험한 폭죽 판매와 관련해 규제가 이뤄지고 있지만 온라인상에서의 판매까지 통제하기에는 현행법이 허술하다고 르몽드에 전했다.

나엘의 유족은 폭동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나엘의 할머니 나디아는 이날 프랑스 BFM TV 인터뷰에서 “그들(시위대)은 나엘을 핑계 삼고 있다”며 “우리는 사태가 진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엘의 다른 유족도 익명을 전제로 영국 BBC에 “우리는 증오나 폭동을 불러온 적이 없다”며 “이 모든 것은 나엘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