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김포공항역 ‘골병라인’… ‘대곡소사선’ 개통 첫 출근길 가보니 [뉴스+]

강승훈 2023. 7. 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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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선 개통으로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출퇴근길 악몽이 또 시작됐습니다."

경기 고양시 대곡역과 부천시 소사역을 연결하는 서해선 구간이 이달 들어 정식 개통하고 첫 평일을 맞이한 3일 오전 7시 지하철 김포공항역.

경기 고양시 대곡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앞서 서울시는 서해선 개통으로 출근시간대 김포공항역 9호선 이용 인원이 1만5069명에서 2만1227명으로 약 40.9%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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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선 연장’ 김포공항역 9호선
김포골드라인 등 5개 노선 교차
곳곳서 짜증·고함… 혼잡 현실화
출퇴근길 승객 41% 늘어날 전망
밀집도 대책 없는 운행 잇단 반발

“서해선 개통으로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출퇴근길 악몽이 또 시작됐습니다.”

경기 고양시 대곡역과 부천시 소사역을 연결하는 서해선 구간이 이달 들어 정식 개통하고 첫 평일을 맞이한 3일 오전 7시 지하철 김포공항역.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출근을 서두르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매우 분주했다. 직장인들은 ‘숨이 막힌다’, ‘짜증난다’, ‘미칠 것 같다’ 등의 뜻을 담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열차를 타기 위해 이동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고함 소리가 터져 나왔다. “팔로 밀치지 마세요”, “누가 손대는 거야” 같은 불쾌한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김포공항역 퇴근길 승객들 ‘북적’ 도시철도 서해선 ‘대곡∼소사’ 구간 개통 후 첫 평일인 3일 김포공항역 9호선 승강장이 퇴근길 승객으로 붐비고 있다. 김포공항역은 서울지하철 5·9호선과 김포골드라인 등 5개 노선 환승역이다. 이재문 기자
앞서 김포공항역은 올해 상반기에 2량짜리 도시철도 김포골드라인으로 간접적 홍역을 치른 뒤였다. 올해 초 평균 242%, 최대 289% 수준이라는 혼잡률(정원 대비 수송 인원)을 기록하며 ‘지옥철’, ‘골병라인’이라는 오명이 붙었고 탑승객이 가장 몰리는 김포공항역의 안전사고 위험성이 제기됐다. 그렇게 후폭풍이 지나간 자리에 서해선 연장 구간이 등장했다.

대곡∼소사선은 북측으로 경의선, 남측으로는 서해선과도 직결된다. 수도권 서부 지역의 출퇴근 교통난을 완화할 획기적인 교통수단으로 평가된다. 경기 고양시 대곡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9분이면 닿는다. 5개 정차역 가운데 김포공항역은 서울 5·9호선, 공항철도, 김포골드라인 등 5개 노선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서울 도심으로 가는 노선에 대한 선택권이 넓어졌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환승 통로는 언제든 큰 인명사고가 일어날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40대 시민은 “붐빌 때는 앞·뒤, 옆 사람들의 숨소리도 들리는 것 같다”며 “이리저리 치이면서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를 반복한다는 사실이 우울할 따름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원종역도 ‘북새통’ 경기 부천시 소사역과 고양시 대곡역을 연결하는 서해선 복선전철 대곡∼소사 구간이 개통한 이후 첫 출근일인 3일 부천시 원종역이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부천=뉴시스
비슷한 시간에 이곳 지하철 9호선 승강장에는 열차 입구당 50명이 넘는 승객이 4열로 늘어서 열차를 기다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승강장 한쪽 벤치에 앉아 열차를 기다리던 한 직장인은 지나가는 승객과 계속 무릎·어깨가 부딪히기 일쑤였다. 그는 “매일 같이 출퇴근길 전쟁을 치르는 심경이다. 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앞서 서울시는 서해선 개통으로 출근시간대 김포공항역 9호선 이용 인원이 1만5069명에서 2만1227명으로 약 40.9%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김포공항역 이용객도 22% 수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서해선 개통 전부터 우려가 제기됐지만 밀집도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행이 시작된 데 대해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30대는 “예전보다 훨씬 북적거리는 게 몸소 느껴진다”면서 “원활한 이동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일 경기 부천시 서해선 원종역 전광판에 서해선 복선전철 대곡∼소사 구간 개통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부천=뉴시스
지난 1일 김포공항역 9호선 이용객 수는 첨두시간(오전 7∼9시) 기준 약 8%, 2일은 10% 늘었다. 김포공항역 5호선 1∼2일 승차 인원 수도 5% 많아졌다. 서해선 연장 구간(대곡·능곡역 승차 인원 제외) 이용객 수는 1일 3만7732명, 2일 2만6328명으로 가집계됐다.

김포=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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