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했던 한화의 열흘, 가을야구 정조준으로 ‘행복한 일상’ 도전[SS시선집중]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끝이 아닌 다시 시작이다. 물론 무섭게 8연승을 질주한 후 패배라 기대와 걱정이 공존할 수 있다. 그런데 원래 승리와 패배가 계속 쌓이는 게 야구다. 10경기 중 6번을 이기고 4번을 패해도 ‘강팀’ 반열에 오른다. 한화가 강팀의 기준선인 가을야구 진출을 바라보고 날개를 폈다.
무더위가 시작된 야구장 한 가운데에 한화가 있었다. 한화는 지난달 21일 대전 KIA전부터 1일 대구 삼성전까지 완벽한 열흘을 보냈다. 이 기간에 치른 8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2005년 6월 4일에서 12일 이후 6593일 만에 8연승에 성공했다. 괴물 신인 류현진을 앞세워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2006년에도 이루지 못한 연승 기록이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나날이었다. 8연승 기간 평균자책점 1.75. 선발과 중간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톱니바퀴를 맞췄다. 이른바 계산이 서는 야구를 했고 타선 변화도 주효했다. 리드오프 이진영, 강한 2번 타자 김인환 카드가 적중하면서 비로소 상하위 타선이 균형을 이뤘다. 더 이상 리빌딩을 핑계로 삼지 않겠다는 지난겨울의 다짐이 고스란히 실현됐다. 한화팬들이 모인 관중석에는 “한화라서 행복합니다” 응원가가 힘차게 울려 퍼졌다. ‘실패할 수 있는 자유’를 뒤로 하고 ‘승리하며 성장’하고 있다.
지난 2일 대구 삼성전에서 1-2 1점차로 석패했지만 가을야구 마지막 티켓인 5위와 3경기 차이. 올시즌 73경기를 치르며 반환점을 넘었는데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8연승을 거둔 자신감을 앞세워 기세가 반짝이 아님을 증명할 차례다. 지난 5월 12일 최원호 감독 부임 후 20승 19패 3무. 승률 0.513으로 이 기간 5위다. 변화의 결과는 포스트시즌 막차를 의미하고 있다.
4월을 마치기에 앞서 승패 마진 마이너스 10이 넘었다. 열심히 승패 마진을 줄이면서 2일 기준 마이너스 7이 됐다. 남은 71경기에서 5할을 맞추면 가을야구 티켓도 자연스럽게 보일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다. 이제부터는 뎁스 싸움이다.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주축 선수들이 슬럼프를 겪고 하향곡선을 그릴 때 올라오는 선수가 많아야 승리한다. 나름 뎁스에 신경 썼는데 기량이 증명된, 이른바 상수로 여길 수 있는 선수는 부족하다.
그래도 지금의 탈꼴찌 성공과 승률 0.450 내외에 만족할 수는 없다. 구단도 큰 그림을 그리며 지원군을 준비했다. 페이스가 떨어진 선수를 무리시키지 않고 2군으로 내렸고 이들이 2군에서 ‘오케이’ 사인이 나면 1군에 올릴 계획이다.
선발진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장민재가 지난달 11일 대전 LG전에서 조기 강판 후 2군으로 내려갔다. 부진보다는 재정비 차원이었고 지난달 23일 퓨처스리그 경기에서는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펠릭스 페냐·리카르도 산체스 외국인 원투펀치와 문동주까지 상위 선발라인이 자리를 잡았지만 4·5 하위 선발라인은 뚜렷하지 않다. 한승혁이 3경기 선발 등판했는데 아직 5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못했다. 장민재가 정상 컨디션에서 돌아온다면 선발진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김서현도 뚜렷한 목적을 갖고 퓨처스리그 경기를 소화한다. 퓨처스리그에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의도적으로 많은 공을 던지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불펜피칭에서 팔높이와 볼배합을 정립해도 실전에서 활용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실전에서 충분히 공을 던지면서 감을 끌어 올리기 위한 선발 등판을 이어간다. 투구가 정립되고 자신감을 찾았을 때 다시 1군에 오를 계획이다.
타선은 결국 내야수 정은원과 포수 최재훈이 올라서야 완성형이 된다. 둘다 출루에 장점이 있는데 수비에서 역할 또한 막중하다. 최 감독은 센터라인에 자리한 둘을 무리시키지 않기 위해 주로 하위타순에 배치하거나 다른 선수들을 라인업에 넣는다. 타격 컨디션이 올라오면 내심 테이블세터나 클린업 다음을 책임지는 자리에 배치할 계획이다. 노시환·채은성을 향한 의존도를 줄이고 상하위 타선이 골고루 활약하는 청사진을 그렸다.
음주운전 징계로 70경기 기간 동안 실전 없이 훈련만 소화한 하주석 카드도 있다. 퓨처스리그에서 실전을 소화하며 컨디션을 체크하는데 최 감독은 적어도 수비에서는 하주석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유격수로서 수비 범위와 송구 능력은 여전히 팀 내 상위권으로 본다. 무분별한 시프트를 지양하기 시작했는데 돌아온 하주석이 달라진 수비 시스템에서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승리보다 달콤한 것은 없다. 결국 이겨야 즐겁고 행복하다. 2018년 이후 최하위권에 있다가 오랜만에 승리의 소중함을 체감했다. 2019년 입단 후 무수히 많은 패배만 경험했던 노시환은 “늘 인터뷰에서 팬분들께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기를 했는데 지금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다. 팬분들이 원하시는 가을 야구 꼭 할 수 있게 계속 준비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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