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에 빠진 정치권… '日 후쿠시마 오염수 팩트'엔 무관심
정치권은 ‘당리당략’에만 골몰
與, 2년 전 ‘오염수 방류’ 비판
野는 ‘IAEA 결론 수용’ 뒤집어
“與 망언 기막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 발언과 관련해 “우리 당을 향해 ‘불치병 걸린 것 같다’, ‘마약에 도취됐다’ 이런 식의 발언을 하는 여당 대표의 망언이 참으로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서상배 선임기자 |
국민의힘 성일종 우리바다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IAEA 검증결과 보고 후속대책 간담회’에서 “IAEA가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검증 결과를 이번 주 발표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문재인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면, 민주당도 이 결과 보고서를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공격했다. 과거 문재인정부 시절 IAEA 국제검증단에 파견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가가 참여한 결과물을 스스로 부정하지 말라는 비판이다. IAEA는 이르면 4일 일본 정부에 보고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성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야당이던 2020년 10월 당시 문재인정부를 향해 “후쿠시마 방류에 더 철저히 대비하라”고 요청했고, 이듬해 4월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결의안을 발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정부가 2021년 7월부터 후쿠시마 방류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조치를 했는데, “이러한 조치를 촉구한 것은 민주당이 아니라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이라고 역설했다. 성 위원장은 “윤석열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를 찬성하지 않는다”며 “문재인정부 때부터 해 왔던 조치들을 그대로 승계하고, 더 촘촘하게 챙기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野 공세 멈춰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운데)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후쿠시마 오염수 총공세를 펴는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미국산 소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마시겠다고 헛소리로 떠들던 광우병 사이비 종교 신봉자들의 모습 그대로”라고 꼬집었다. 서상배 선임기자 |
국회 속기록 등에 따르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제주도지사 시절이던 2020년 10월 ‘제주와 대한민국은 단 한 방울의 후쿠시마 오염수도 용납할 수 없다’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했다. 또 김기현 대표도 2020년 10월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염수가 1∼2년 정도 걸려 동해로 흘러들어 온다는 그린피스나 일본 가나자와대·후쿠시마대 등의 발표 내용을 인용하고, 오염수와 관련해 국제 소송과 가처분신청도 해야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럼에도 여당은 야당의 일본 오염수와 관련한 주장이 괴담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가뜩이나 힘든 민생에 민주당발 제2의 광우병 괴담 정치로 불안감이 겹치면서 국민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을 먹을지언정 후쿠시마 오염수를 먹을 수 없다는 민주당 임종성 의원의 토요일 집회 발언은 15년 전 미국산 소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마시겠다고 헛소리로 떠들던 광우병 사이비 종교 신봉자들의 모습 그대로”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후쿠시마원전오염수해양투기저지대책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유튜브 매체 ‘더탐사’가 제기한 일본 정부의 IAEA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모니터링 개입 의혹에 대해 우선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제보받은 녹취록을 근거로 IAEA가 일본으로부터 100만유로(한화 약 14억원) 이상의 대가성 금품을 받았고 일본 외무성이 사전에 IAEA로부터 보고서를 받고 수정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사 단체와 환경단체, 종교단체 등은 잇따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한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며 야권을 거들고 나섰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이날 윤석열정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국민 기본권이 침해됐다며 헌법소원을 내겠다고 밝혔다. 민변은 “대한민국 정부는 일본 정부의 국제법 위반 행위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를 위한 소송대리인단’을 구성했다. 오는 21일까지 청구인을 모집해 일본의 오염수 방류 전 헌법소원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이 일본 핵 오염수로 국민들의 먹거리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간담회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당정은 IAEA가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확인하더라도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는 기간 제한 없이, 국민이 안심할 때까지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국제사회, 일본과의 협의 등을 통해 오염수 방류 모니터링 과정에 우리나라가 지속적으로 참여해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 위축으로 인한 어민·수산업 피해가 없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모니터링을 지속하며 전방위적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병욱·유지혜·김병관·박진영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속도위반 1만9651번+신호위반 1236번… ‘과태료 전국 1위’는 얼마 낼까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발열·오한·근육통' 감기 아니었네… 일주일만에 459명 당한 '이 병' 확산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