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시컨벤션센터 첫 해외 진출…인도 뉴델리 IICC 가보니 [르포]

오상도 2023. 7. 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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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40배 크기, 아시아 5위 전시·컨벤션
3000석 사라지는 ‘마술’…대형 오디토리엄
킨텍스, 홍콩 등 제치고 20년간 IICC 운영권
경기도, ‘노하우’ 전수…2023년 10월 12만㎡ 개장
2024년 7월 ‘한국 엑스포’ 등 대형 행사 추진
김동연 “4조원대 프로젝트에 경기도 참여”
“안전이 중요…尹대통령 개관식 참석해 달라”
이재율 “중소·중견 기업 인도 진출 교두보”

“한국의 노하우를 받아 경제발전에 활용하겠습니다.” (캉칸 차크라보티 총괄감리단장)

“전시컨벤션센터의 첫 해외 진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도록 돕겠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인도 최대 전시컨벤션센터인 IICC의 전시·회의실을 경기도 대표단이 둘러보고 있다. 뉴델리=오상도 기자
3일(현지 시각) 인도 뉴델리 드와르카 25구역의 ‘인디아 국제전시컨벤션센터(IICC)’ 건설 현장. 체감온도 40도를 웃도는 폭염에 굉음과 먼지가 뒤섞여 걸음을 떼기조차 어려웠다. 즐비한 팔각 철골 기둥을 가로질러 도착한 곳은 IICC 1단계 전시장(6만㎡)과 컨벤션센터(6만㎡). 총 12만㎡ 규모로 전체 30만㎡의 IICC 가운데 올 10월 첫 개장을 앞두고 있다.

구슬땀을 쏟는 수백명의 인도 근로자들을 지나쳐 들어선 건물 안은 입을 떡 벌어지게 했다. 대형 구축함 전시가 가능한 공간들을 건너 3000석 규모의 그랜드볼룸에 닿자 비닐도 뜯지 않은 가변형 좌석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조만간 3000석이 사라지거나 다양한 모습으로 변형되는 ‘마술’을 부리게 된다. 클래식·뮤지컬 공연은 물론 강연과 정치행사까지 가능하다. 7층 규모의 이 컨벤션센터는 모두 1만2350명을 수용할 수 있다.

3000석 규모의 가변좌석을 갖춘 오디토리엄. 뉴델리=오상도 기자
IICC는 인도 정부가 주도하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이다. 약 100만㎡ 규모의 복합지구에 들어서는데, 도 산하 킨텍스가 국내 전시 주관사와 합작해 2018년 공개입찰에서 20년간의 운영권을 따냈다. 프랑스·싱가포르·홍콩 등 글로벌 운영사들을 제치고 국내 전시산업의 첫 해외 진출을 이룬 사례다. 전시 면적만 코엑스의 6.3배, 킨텍스의 2.5배가 넘는 축구장 40여배 규모로 아시아 5위, 서남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2단계에 해당하는 18만㎡는 2027년 전후로 추가 착공될 예정이다.
IICC 조감도
IICC에는 모두 5개의 대형 전시장과, 다목적 컨벤션센터, 한 번에 최대 1만명 수용이 가능한 강당과 스포츠시설이 들어선다. 지하철, 내부순환로 등과 연결되고 3500여개 호텔 객실을 갖춘 에어로시티와도 잇닿아 있다. 국내 중소·중견 기업들의 인도 진출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도는 설명했다.

킨텍스는 특수목적회사인 키넥신을 출범해 올 7월 본격적인 인수 절차에 들어간다. 당장 내년부터 외국 정부와 공동으로 화장품, 콘텐츠 등의 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다. 올 11월에는 세계투자포럼(WIF), 내년 7월에는 의료·에너지·배터리·바이오·문화·콘텐츠 등 국내 전략산업을 선보이는 한국 엑스포(Korea Expo in India) 등의 행사가 추진된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도 대표단과 함께 현장을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수출 빙하기’를 타개하기 위한 6박8일 일정의 해외 방문 중 첫 경제 행사였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일 뉴델리의 IICC 건설 현장을 찾아 현장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경기도 제공
김 지사는 “4조원 가까운 전시컨벤션 산업 프로젝트에 경기도가 참여하게 됐다”며 “올 9월 인도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가를 위해 방문할 윤석열 대통령이 개관 행사에 꼭 참석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간디추모공원을 방문했는데 인도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양국 간 교류를 위한 좋은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올해 한·인도 수교 50주년을 맞아 경기도와 인도 간 경제협력과 강화, 중요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지사는 올 3월 도청사에서 아밋 쿠마르 주한 인도대사와 만나 도와 인도 간 인적·물적 교류, 신산업 확대 방안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눈 바 있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인도 방문 의사를 처음 공개했다. 김 지사는 이번에 생애 처음으로 인도를 방문했다. 

이재율 킨텍스 대표도 “IICC 수탁 운영사업은 인구 14억의 인도에 국내 전시컨벤션 행사와 중소·중견 기업들의 진출을 도울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인도는 서남아시아 최대 시장이자 한국의 8번째 수출 교역국, 세계 5위권 경제 대국으로 연 7% 안팎의 고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3일(현지 시각) 인도 뉴델리의 IICC 건설 현장을 찾은 김동연 지사가 건물 앞에서 현장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킨텍스에 따르면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인도는 전시시장의 경우 연평균 12%, 컨벤션은 15% 넘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덕분에 마이스(MICE)는 인도에서 가장 유망한 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뉴델리(인도)=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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