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출산, 걱정 아닌 기대와 축복 돼야
한국 여성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0.78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였다는 사실은, 국가적인 과제가 돼야 할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처음으로 24만명에 그쳤고 출산율의 감소세는 지속되고 있다. 또한 여성의 출산 시기가 늦어지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의 '2022년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3.5세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OECD 국가 중 가장 높으며 OECD 평균 연령(29.3세)보다 3.7세 높다. 이에 따라 전체 산모 중 만 35세 이상 고령 산모의 비중은 35.7%로 전년 대비 0.7%p 상승했다. 특히 40대 산모의 출산건수는 최근 10년 기준 43.3%가 증가했다.
사회 각계에서 저출산의 원인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아기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직장과 육아의 병행 문제일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구 가운데 맞벌이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46.3%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한다. 점점 많은 부부가 맞벌이를 위해 직장을 갖고 있으며 아기를 새롭게 갖기 위해서 또는 키우고 있는 아기를 위해서 부부의 직장 문제는 풀어야 하는 매우 큰 숙제가 되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직장을 다니면서 육아를 병행하는 것은 조부모님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비슷한 상황을 경험해 본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일반적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같은 보육시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반까지만 운영한다. 방과후나 연장반을 제공하는 기관은 경쟁률이 높아 지원하기 어렵거나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맞벌이 부부를 위한 해결책으로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맞벌이 부부를 지원하는 보다 보편적이고 접근성이 높은 해결책이 제시돼야 한다.
출산 관련 우리의 당면과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출산 및 육아 환경에서 산모의 고령화와 관련된 지원이 절실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산모의 고령화가 산모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이로 인해 조산, 저체중아 출산율 역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0년에 3.8%였던 조산아(37주 미만 출생) 비율이 지난해에는 9.2%로 높아졌다. 2.5kg 미만의 저체중아 비율도 10년 전보다 1.4배 상승해 7.2%를 기록했다.
조산, 저체중아 문제의 심각성은 저출산 문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부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조산으로 태어난 저체중아는 5세 미만 어린이 사망의 주요 원인이며 1500g 이하의 저체중아는 뇌성마비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처럼 저체중아 문제는 저출산과 마찬가지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의학계의 의견이다.
특히,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의 정인혁 교수(소아청소년과)의 연구에 따르면, 정상 체중의 아이를 따라잡기 위한 노력이 실패하는 저체중아는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의료급여 계층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대도시보다는 소도시나 시골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는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경제적, 의료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부분이다. 개인의 가치관과 사회 문화가 변화함에 따라 출산을 회피하고, 임신 시기가 늦어지는 현상은 세계적으로 일반적이다.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정부와 정책 입안자들은 출산 가정들이 직면하게 될 문제와 고민들을 해결해줘야 한다.
현재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과 앞으로 아이를 키울 젊은 세대들이 출산을 '문제와 걱정의 대상'이 아닌, 축복과 기대의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출산 후 문화의 변화를 반드시 이끌어줘야 한다.
문화는 우리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행동양식이나 가치관을 반영하는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시각이다. 아이앤나는 출산 문화의 변화를 주도하며, 산후조리원에서 '베베캠'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4~5년 전만 해도 산후조리원에서 캠을 통해 아기를 볼 수 있는 베베캠 서비스를 설치하기 위해 조리원을 설득해야 했으나, 지금은 산모와 아빠, 양가 조부모까지 베베캠을 필수적인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다. 앞으로 아이앤나는 베베캠 문화가 그러했듯이 출산 가정들이 아기의 돌봄과 성장·발달에 대해 걱정이 없도록 민간 차원에서의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맞벌이 부부가 출근 시간에 자연스럽게 아기를 맡길 수 있는 보육 기관의 확충, 늦은 나이에 출산한
산모의 건강 관리, 발달 지연이 예상되는 아기에 대한 성장 및 발달 지원 등이 정착돼 가정과 아기가 당연히 보장받는 권리로 자리잡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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