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쟁범죄 기록하던 우크라 유명작가, 미사일 공습으로 사망

이혜진 기자 2023. 7. 3. 18: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빅토리아 아멜리나, 크라마토르스크 공습으로 두개골 골절
13번째 희생자... 60여명 부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 범죄를 기록해오던 우크라이나 유명 작가 빅토리아 아멜리나가 러시아군 미사일 공격으로 끝내 사망했다. 사진은 아멜리나(왼쪽)와 아멜리나가 러시아 공습 피해 도시의 모습을 촬영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 /PEN 우크라이나, 트위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 범죄를 기록해오던 우크라이나 유명 작가가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끝내 사망했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주요 도시인 크라마토르스크에 미사일을 쐈는데, 이 작가는 미사일이 떨어진 식당에서 식사하다 참변을 당했다.

3일(현지 시각) 영국 BBC, 가디언 등은 우크라이나 작가협회 ‘펜(PEN) 우크라이나’를 인용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 범죄를 기록하는 데 전념해온 작가 빅토리아 아멜리나(37)가 지난달 27일 크라마토르스크 미사일 공습으로 두개골 골절 등 큰 부상을 입은 지 나흘 만인 지난 1일 드니프로 메치니코프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펜(PEN) 우크라이나’는 2일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 작가 빅토리아 아멜리나의 심장이 7월 1일에 멈췄다는 사실을 알리게 되어 매우 고통스럽다. 생애 마지막 날, 그녀의 가족과 친구들이 그녀의 곁에 있었다”며 “우크라이나 의사와 구급 요원들이 그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불행히도 그녀의 부상은 치명적이었고, 그녀는 살 수 없었다”고 밝혔다.

PEN에 따르면 아멜리나는 러시아군 공습 당시 크라마토르스크의 식당 ‘리아 피자’에서 콜롬비아 언론인 및 작가 대표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당시 공습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2명이 사망했고, 아멜리나도 끝내 사망하면서 희생자는 13명으로 늘었다. 또 이 공격으로 약 60명이 부상을 입었다.

러시아의 전쟁범죄를 알리는 인권단체 ‘트루스하운드’는 PEN과의 공동성명에서 “우크라이나 도시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러시아의 포격은 러시아군의 또 다른 전쟁 범죄”라며 “그날 합법적인 공격 대상이 될 만한 군사적 표적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이어 “목격자 진술 및 증거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 군은 고정밀 타격 미사일을 사용했고, 민간인이 많은 곳을 포격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고 했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달 29일 해당 공습이 크라마토르스크에 있는 우크라이나군 임시 사령부를 겨냥한 고정밀 타격이었다는 주장을 내놨다.

빅토리아 아멜리나가 공습 당일인 지난달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 /트위터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유명한 젊은 작가 중 한 명인 아멜리나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트루스하운드’와 함께 전범 연구원으로서 전쟁 범죄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는 최전선 부근에 거주하는 아동들과 공동 작업을 벌여왔다. 지난해 그는 침공 직후 러시아군에 의해 납치되어 살해된 아동 작가 볼로디미르 바쿨렌코의 일기를 발굴했다.

아멜리나는 곧 해외에 출간될 영문판 ‘전쟁과 정의의 일기: 전쟁을 바라보는 여성들’에서 러시아의 전쟁 범죄를 기록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여성들과 전쟁 중 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아멜리나는 지난해 6월 7일 자신의 트위터에 러시아 공습 피해를 입은 건물의 사진을 올리고 “나는 우크라이나의 작가이고 내 가방에는 위대한 우크라이나 시인의 초상이 그려져 있으며, 나는 책, 미술, 아들의 사진을 찍어야 할 것 같다”며 “그러나 나는 러시아의 전쟁 범죄를 기록하고 시가 아닌 포격 소리를 듣고 있다. 왜 이래야만 하는가”라고 적었다. 또 공습 당일인 지난달 27일에는 “콜롬비아 유명 작가와 우크라이나 사서가 볼로디미르 바쿨렌코가 점령군에 납치됐던 마을에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향한 연대의 포옹처럼 느껴진다”며 두 사람이 포옹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