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등 제품과 비교해보라” 이건희가 만든 전시회, 5년만에 부활

박순찬 기자 2023. 7. 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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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경기도 수원 본사에서 ‘경쟁 제품 비교 전시회’를 5년 만에 열었다. 스마트폰부터 TV, 가전에 이르기까지 자사 제품과 글로벌 경쟁 제품을 한데 모아 전시해놓고, 임직원이 직접 비교 분석하도록 한 것이다. 이 전시는 1993년 이건희 선대 회장이 세계 1등 제품과 삼성의 차이를 살펴보자는 취지로 만든 것으로, 매년 혹은 격년 단위로 열렸다. 2018년 마지막 전시회를 가졌고, 최근엔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등을 이유로 열리지 않다가 5년 만에 부활했다.

이번 전시는 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1일까지 3주간 열린다. 지난해 세탁기 유리문 파손을 비롯해 최근 삼성 제품의 품질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고, 경쟁사와 기술 ‘초격차’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례적으로 장기간 전시를 갖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에는 열흘 혹은 2주 정도가 일반적이었는데, 이번엔 최대한 많은 임직원이 볼 수 있도록 3주간 전시회를 여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11년 7월 ‘선진 제품 비교전시회’에서 이건희(가운데) 당시 회장과 이재용(왼쪽) 사장이 권오현(오른쪽) DS총괄사업장으로부터 반도체 사업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삼성전자

행사장에는 삼성과 경쟁사 제품이 나란히 비교 전시된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과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 중국 업체의 폴더블폰 등이 함께 놓이는 식이다. 가전 분야에선 경쟁사인 월풀, 보쉬, 지멘스 등의 제품이 함께 전시될 것으로 전해졌다. 다양한 제품을 한번에 연결해서 쓰는 고객 경험, 생태계 비교 전시도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완제품(DX) 부문을 총괄하는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각 사업부 사장들도 참석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해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방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선대 회장은 1993년 ‘신경영’ 선언과 함께 전시회(당시 ‘선진 제품 비교 전시회’)를 만든 이후, 불가피한 일이 아니면 줄곧 행사에 참석했다. 전시회에서 제품 수율(收率·생산품 중 정상품 비율)과 품질을 꼼꼼하게 살폈고, “경쟁사보다 앞선 제품을 만들 자신이 없으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라”며 경영진에게 경각심을 불어넣기도 했다. 이재용 회장도 이 선대 회장과 동행해 전시를 참관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유럽 출장에서 돌아오면서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이라고 말하는 등 기술 초격차의 중요성을 줄곧 강조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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