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일본 정부 대변인이란 말 나오지 않아야”

정대연 기자 2023. 7. 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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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 김영선 의원 ‘수조 물 먹방’ 지적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 제출을 하루 앞둔 3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정부·여당 대응과 관련해 “일본 정부 대변인이냐는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더 치밀하게 대응해 달라”는 취지로 당 지도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IAEA 보고서가 공개되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 예상되는 만큼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국민을 설득하고, 자칫 큰 논란이 될 수 있는 언행에 유의해 달라는 뜻에서 한 말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전 사전회의에서 한 참석자가 최근 ‘수조 바닷물 먹방’으로 논란이 된 김영선 의원 등을 언급하며 “국민적 공감대를 전혀 얻을 수 없는 행동으로, 민주당 정치공세에 대응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과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은 김 의원은 횟감 생선이 들어가 있는 수조 물을 마시면서 “이게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2011년에 방류돼서 우리 근해까지 온 것이기 때문에 지금 방류하는 것보다 훨씬 진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바닷물 조금 먹었다고 왜 그렇게 펄떡펄떡 뛰느냐. 광어보다 더 뛴다”고 야당 비판을 반박했다.

앞선 참석자 발언에 김 대표를 포함한 다른 참석자들도 적극 공감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민감한 시기인 만큼 언행에 더욱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과학적 근거와 객관적 사실을 중심으로 체계적·공세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며 동시에 “의욕이 앞서 자칫 일본 정부 대변인처럼 보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윤재옥 원내대표를 통해 성일종 의원이 위원장인 ‘우리바다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에서 IAEA 보고서 공개 직후 당의 대응 방향 및 논리를 사전에 정리해 소속 의원들에게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무작정 ‘안전하다’ ‘먹어도 된다’는 식의 주장이 아니라, 안전하다는 것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방법을 조금 더 고민해 보라는 말로 이해했다”며 “방사능 수치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안전하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어 보고해 달라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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