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일본 정부 대변인이란 말 나오지 않아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 제출을 하루 앞둔 3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정부·여당 대응과 관련해 “일본 정부 대변인이냐는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더 치밀하게 대응해 달라”는 취지로 당 지도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IAEA 보고서가 공개되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 예상되는 만큼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국민을 설득하고, 자칫 큰 논란이 될 수 있는 언행에 유의해 달라는 뜻에서 한 말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전 사전회의에서 한 참석자가 최근 ‘수조 바닷물 먹방’으로 논란이 된 김영선 의원 등을 언급하며 “국민적 공감대를 전혀 얻을 수 없는 행동으로, 민주당 정치공세에 대응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과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은 김 의원은 횟감 생선이 들어가 있는 수조 물을 마시면서 “이게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2011년에 방류돼서 우리 근해까지 온 것이기 때문에 지금 방류하는 것보다 훨씬 진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바닷물 조금 먹었다고 왜 그렇게 펄떡펄떡 뛰느냐. 광어보다 더 뛴다”고 야당 비판을 반박했다.
앞선 참석자 발언에 김 대표를 포함한 다른 참석자들도 적극 공감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민감한 시기인 만큼 언행에 더욱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과학적 근거와 객관적 사실을 중심으로 체계적·공세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며 동시에 “의욕이 앞서 자칫 일본 정부 대변인처럼 보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윤재옥 원내대표를 통해 성일종 의원이 위원장인 ‘우리바다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에서 IAEA 보고서 공개 직후 당의 대응 방향 및 논리를 사전에 정리해 소속 의원들에게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무작정 ‘안전하다’ ‘먹어도 된다’는 식의 주장이 아니라, 안전하다는 것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방법을 조금 더 고민해 보라는 말로 이해했다”며 “방사능 수치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안전하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어 보고해 달라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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