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펭TV 제작 PD와 유튜버 곽준빈이 만났다

윤유경 기자 2023. 7. 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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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튜브'가 현지 택시기사와 여행하는 EBS '곽준빈의 세계 기사식당'
송준섭 PD "유튜버들 재능 많다고 생각해…올드 레거시 미디어에서 제대로 다루면 좋겠다는 소망 있어"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EBS가 유튜버를 내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여행 유튜버 '곽튜브'의 곽준빈씨가 해외 기사식당을 방문하는 EBS 여행 프로그램 <곽준빈의 세계 기사식당>에 대해 제작진은 “올드 레거시 미디어에서 유튜버들을 제대로 다루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었다”며 EBS스러운 방송에 대한 선입견에서 벗어나 방송을 즐겨달라고 강조했다.

<곽준빈의 세계 기사식당>은 곽준빈씨가 택시를 타고 해외 기사식당을 방문해 현지인들을 만나는 리얼리티 여행 프로그램이다. 곽씨는 그 지역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현지 택시 기사들에게 정보를 얻어 함께 기사식당을 방문하고, 식사 후에는 그들이 추천해주는 곳으로 함께 여행을 떠난다.

▲ 곽준빈의 세계 기사식당 포스터. 사진=EBS 제공.

'기사식당'이라는 소재는 여행 중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현지 사람인 '택시기사'와 자연스럽게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식당'을 택한 결과물이다. 3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서 진행된 프로그램 기자간담회에서 송준섭 PD는 “기사식당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싸고 맛있고 빨리 배를 채울 수 있는 곳으로 통용된다”며 “여행의 출발점으로 기사식당을 삼았고, 곽준빈과 케미가 좋은 택시 기사님들을 만나서 자연스럽게 기사님들이 소개해주는 곳,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곳들을 담아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다같이 경쟁하는 시대…EBS스러운 방송 선입견 벗어나 콘텐츠 즐겨주길”

3년 간 <자이언트 펭TV> 제작을 맡아온 송 PD는 처음부터 곽씨를 출연진으로 정했고, 그가 잘할 수 있는 걸 고려해 기획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송 PD는 “유튜버들이 재능이 많다고 생각한다. TV나 올드 레거시 미디어에서 유튜버들을 제대로 다뤄봤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었다”며 “곽준빈은 여행을 하면서 솔직하지만 무례하지는 않고 유쾌하지만 선은 넘지 않는다. '펭수'에서 추구하는 바와 비슷한 결이 있었고, EBS가 제작했을 때 잘 맞는 프로그램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곽준빈의 세계 기사식당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송준섭PD. 사진=EBS 제공.

곽준빈씨가 EBS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곽씨는 “여행 유튜브를 2020년 1월1일에 시작했다. 당시 라이브에서 항상 '여행 유튜버로서의 마지막 목표는 EBS <세계테마기행>에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세계테마기행>이 조금의 예능감만 갖춰지면 좋겠다고 생각해 오히려 EBS가 뉴미디어에 발맞춰 나를 쓰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세계테마기행>을 재미있게 해봐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더 좋은 기획이 들어왔다. 정제된 방송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송 PD는 'EBS스러운 방송'에 대한 선입견에서 벗어나 방송을 즐겨달라고 강조했다. 송 PD는 “기사가 나가고 많은 분들이 'EBS 프로그램'으로 많이 생각해주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콘텐츠를 보시는 분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보진 않는다”며 “어차피 지금 시대는 계급장을 떼고 다 같이 자유롭게 경쟁을 하는 시대다. 당연히 내가 제작한 곳이 EBS이고 'EBS스럽지만', 다른 방송 프로그램 못지않게 재미있게 만들었다. 혹시 그런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면 선입견에서 조금 벗어나 콘텐츠 자체로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곽준빈의 세계 기사식당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곽준빈씨. 사진=EBS 제공.

송 PD는 “EBS가 수신료도 70원 정도 받고 있고, 공적 재원으로 운영되다보니 다른 회사처럼 화려하게 만들지는 못한다”며 “하지만 없는 자원 안에서도 좋은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왔다. 펭수도 말도 안되게 작은 사이즈로 시작해 말도 안되게 큰 성공을 거둔 사례다. 돈이 적다고 해서 좋은 콘텐츠를 못만드는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런 맥락에서 기존 연예인들에 비해 유튜버들은 상대적으로 시간이나 출연료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기도 했다”며 “단순히 그것 때문에 고른 것은 아니지만, 우리와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곽씨도 “(내가) 출연료는 상관없다고 했다. 돈은 (방송을) 아무리 해도 유튜브 수입을 못따라온다”며 “나는 방송 나갈 때 출연료보다는 '내가 재밌는 것'만 나간다. EBS니까 제작비가 많이 없을테니 출연료는 너무 챙겨주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는데 많이 챙겨주셨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지 사람들의 목소리'는 송 PD와 곽씨가 꼽은 다른 여행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이다. 송 PD는 “우리가 기사식당을 다니는 이유도 현지인들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다른 프로그램보다 현지인을 더 잘 만나고 깊게 만날 수 있도록 세팅 돼있다”고 말했다. 곽씨도 “현지인들과만 계속 여행을 다니는 점이 기존 여행 프로그램과 다르다”며 “나한테 자극을 주는 여행을 가는 게 내 여행 유튜브, <곽준빈의 기사식당>의 목적이다. 계속 새로운걸 찾아다니는 여행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곽준빈의 세계 기사식당 방송화면 중 일부. 사진=EBS제공.

실제 <곽준빈의 세계 기사식당>에서 방문할 나라는 곽씨가 채널 '곽튜브'에서는 찾아간 적이 없었던 곳들이 대부분이다. <곽준빈의 세계 기사식당>은 오는 9일 밤 10시5분 EBS 1TV에서 첫방송된다. 7월6일부터 웨이브에서 매주 목요일 선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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