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LUENCER] 부장님이 떠 먹여주는 공구 꿀팁

드릴·고압세척기 등 꼼꼼한 설명
공구 상사 출신 사실적 리뷰 인기
안전화 절개해 성능 확인하기도

공구 리뷰 유튜버 '공구왕황부장'

커터칼부터 드릴, 수평기, 고압 세척기, 예초기, 용접기까지. '공구'라는 대중적이지 않은 소재로 대중의 폭발적 반응을 끌어내고 있는 이가 있어 화제다. 바로 공구 리뷰 유튜버 '공구왕 황부장'(본명 황웅희)이다.

공구왕 황부장은 다양한 공구의 사용 후기와 '꿀팁'을 전하는 공구 리뷰 콘텐츠로 두터운 구독자층을 보유하고 있는 인기 유튜버다. 농공기계 또는 공구 전문 상사에서 기획팀 부장으로 재직하며 공구 유통을 본업으로 삼고 있는 그가 유튜브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는 농기계 사용법을 문의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영상 자료 공유를 위해서였다. 점차 영상 제작에 흥미를 느낀 그는 농기계를 포함한 각종 공구를 리뷰하는 부캐(부캐릭터) '공구왕 황부장'을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 이후 '부업 유튜버'로서 눈부신 활약을 보이며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인기를 끌고 있다.

K-컬처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말부터 본격적인 유튜브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19년 11월 구독자 10만 명을 달성하며 그 누구보다 빠르게 인기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2021년 7월 구독자 5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달에는 80만 명의 고지마저 넘어섰다.

현재 그가 보유한 구독자 수는 82만 명. 대한민국 공구 유튜버 중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누적 조회 수는 2억 4000만 회에 달한다. 채널 내 조회 수 100만 회를 넘긴 화제의 영상만 50여 개에 이른다. 최고 인기 영상 '무선 충전식 세척기의 엄청난 성능', '발전기 진화는 끝났다! 이런 발전기를 기다렸습니다' 등은 400만 회 안팎의 높은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승승장구 중인 그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보이스오브유 선임연구원)는 "'찐' 공구 전문가가 재치있고 솔직 담백하게 전하는 사실적 리뷰"를 가장 큰 인기 요인으로 꼽는다.

실제로 그는 전문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리뷰를 선보이기로 유명하다. 현재까지 선보인 600여 개 영상 중 협찬이나 유료 광고를 받아 제작한 영상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그는 리뷰할 제품 선정에서부터 신중하고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신의 실사용 경험과 고객들의 피드백을 고려해 잘 알려지지 않은 우수 제품이나 획기적인 신상품을 선별해내고 이들을 직접 체험해 보이며 가격, 작동 원리, 사용 방법, 장단점, 유의사항 등을 사용 설명서보다 더 꼼꼼하게 전한다. 더욱 생생한 리뷰를 위해 10시간에 걸쳐 배터리 성능을 확인해보고 신상 안전화의 앞부분을 잘라 기존 제품과의 차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는 등 상상치 못한 실험을 할 때도 많다. 그의 영상을 접한 공구 '덕후'들은 "많이 배워간다"라는 반응을, 공구를 낯설게 느끼던 일반 대중들은 그를 '공구계의 '밥 아저씨''라 부르며 "재미있고 신기한 공구의 세계를 알기 쉽게 소개해줘서 고맙다"라고 말한다.

그는 공구에 대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지식 이외에 재치있는 입담과 코믹한 연기로 예상치 못한 '빵 터지는' 큰 재미를 안겨주기도 한다. '공구 채널을 가장한 콩트 채널', '웬만한 코미디 채널보다 웃긴 채널'로 불리는 그의 채널에는 폭소를 자아내는 '부장님 개그'가 넘쳐난다. 때론 아내와 자식들, 직장 동료들까지 출연해 선보이는 다소 어설프지만 능청스러운 'B급' 연기가 큰 웃음을 자아낸다. 매 영상에서 선보이는 짧은 콩트들에 쏟아지는 폭발적 반응에 콩트만을 모은 영상도 내놓을 정도다. "웬만한 단편 영화를 뛰어넘는 콩트", "연기의 달인이 여기 있네", "공구에는 관심 없지만, 상황극 보려고 채널을 찾는다" 등의 댓글 반응이 뜨겁다.

유익한 정보와 행복한 웃음을 동시에 선사하며 공구 유튜브계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한 공구왕 황부장. 그가 '황부장'이 '황사장'이 되는 그날까지, 그리고 그 이후로도 오래도록 흥미진진한 공구 이야기를 전해주길 원하는 구독자들의 바람이 이뤄지기를 함께 바라본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