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2개월 연속 증가…보증금 빼주고 매수 수요 겹쳐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2개월 연속 증가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감소하던 가계대출이 2개월 연속 증가했다. 꿈틀거리는 집값에 주택 매수에 나서는 수요도 있고, 역전세로 보증금을 메워줘야 하는 집주인들도 나타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 대출 잔액은 678조2천454억원으로 전월보다 6천332억원, 0.1% 증가했다.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던 가계 대출은 지난 5월 소폭 늘어나며 증가세로 돌아섰고 지난달에도 늘면 2개월 연속 확대했다.

가계 대출 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511조4천7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7천245억원, 0.3% 늘었다. 역시 2개월 연속 증가세다.

집단대출은 160조7천419억원으로 전월보다 4천393억원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분양 시장의 영향보다는 기존 주택 시장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전경.

주담대 증가는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얘기인데, 최근 다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택 매수에 나서는 수요가 소폭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한다.

한국부동산원이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26일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은 전주(-0.01%) 대비 0.01%포인트 오른 0.00%로 보합으로 전환했다. 아파트값이 하락세가 멈춘 건 지난해 5월 이후 60주만이다.

떨어지는 전셋값에 집주인으로서는 주담대를 받아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는 사례도 발생한 영향도 있다.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은행 15개 은행에서 취급된 전세자금 반환대출은 1만4천건, 3조 2천억원에 달한다. 지난 한 해 동안 2만9천건(6조2천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강민국 의원실은 "2020년 이후 전세자금 반환 대출 취급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점은 최근 다시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있음에도 대출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세입자에게 보증금 반환을 위해 대출을 실행한 30대 A씨는 "2년 전에 비해 전셋값이 떨어져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2억8천만원을 마련해야 했다"라며 "목돈이 없는 상태에서 높은 금리를 감안해도 대출을 실행해야 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가계 대출 금리는 지난 5월 4.83%로 0.01%포인트(p) 오르며 5개월 만에 상승했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21%로 0.03%p 하락하며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준거 금리가 되는 신규 코픽스가 4월 신규 취급액을 기준으로 취합하며 반영이 늦어서다.

반면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123조6천309억원으로 전월보다 3천261억원, 0.3% 감소했다. 지난해 10월(134조625억원) 이후 9개월 연속 감소세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셋값이 떨어지는 역전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월세로 전환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신용대출 잔액도 108조9천289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7천44억원, 0.7% 감소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