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북발전 관·학·연·산 '교집합' 찾으니 '농생명바이오 교육' 브랜드가 핵심
전북 RIS사업…국내 유일 'K-푸드 교육특구'의 시작
지방자치단체와 지방대학이 협력해 혁신 방안을 내놓으면 정부가 기존의 대학 재정지원사업 예산을 모두 지원하고 지자체에 일임하는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에 전북이 선정됐다.
기존 정책과는 달리 지자체가 시행 주체가 되도록 변형했기 때문에 지자체가 대학을 관리해 본 경험이 부족한 상태이므로 처음 설계부터 신중해야 한다.
전북은 5년간 총 2100억 규모로 미래수송기계, 에너지신산업, 농생명바이오 세 분야에 집중투자한다.
미래수송기계와 에너지신산업은 다른 지역에서도 추진하고 있으나 농생명바이오는 전북이 유일하다.
농생명바이오는 전북의 특화도가 높고 혁신기반시설이 우수해 선도적인 교육모델을 만들기에 유리하다.
RIS의 핵심은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이다. 지자체 주도의 대학지원체계로 전환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농생명바이오는 전북이 가진 막강한 ‘무기’이고, 이것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때 ‘정복’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무기를 완성할 우리 자원을 점검해 보자.
첫째, 혁신도시 비전이다. 비전수립 당시 전북은 농촌진흥청과 한국식품연구원의 농생명 및 식품 R&D 기반을 중심으로 설계했다.
<네덜란드 푸드밸리>,<덴마크 아그리콘밸리>와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농업·식품 혁신생태계를 조성하여 ‘농식품복합산업도시’의 모형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둘째, 농식품 관련 기관이다. 식품산업 집적지 모델 익산국가식품클러스터, 농기계인증사업의 중심기관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안전성평가 대표기관 정읍 안전성평가연구소 분소, 미생물연구의 메카 생명공학연구원 분원, 종자산업 집적지 김제 종자산업클러스터가 있다.
셋째, 국내 3대 농기계 기업 중 2개(완주의 LS엠트론, 익산의 TYM)가 있고 육가공 분야 최고기업 하림도 전북에 있다. 관련 기관과 기업의 연구자가 3000여 명에 이르니 전북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연구자 집적 지역’에 속한다.
이제는 지자체와 대학이 무엇을 중심으로 농생명바이오산업을 진흥시킬 것인가가 명백해졌다.
혁신도시의 비전 달성을 위해 농식품 연구특화자산을 활용하고 대학에서 관련 교육을 강화하여 지역기업 수요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즉 전북이 농생명바이오교육의 선도지역이 되기 위해서는 일단은 혁신도시가 중심이 되고 대학은 지원 기관의 역할을 하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물론 지속적인 협력과 공동연구도 병행해야 한다.
세계 농업 및 식품산업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네덜란드 ‘와게닝대학’의 출발은 연구기관이었다. 이는 우리 지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역대학은 RIS 사업을 통해서 농식품 연구기관과 농식품 교육지역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것이 실마리다.
솔직히 현재 우리 지역의 대학은 농생명식품바이오에 특화된 교육기관으로서의 브랜드가치를 충분히 갖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어느 특정 대학을 농생명식품바이오산업의 전면에 내세우기에는 아직 이르다. 지금은 농식품연구기관이 지역교육혁신사업의 전면에 앞장세우는 것이 더 유리하다.
예를 들어 보자. 생명공학연구원은 <미생물배양과정>, 안전성평가연구소는 <식품안전성평가과정>, 축산과학연구원은 <종축전문가과정>, 농촌진흥청 디지털사업단은 <디지털농업전문가과정>,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농업기계인증전문가과정>을, TYM과 LS엠트론은 <농기계해외비지니스과정>, 하림은 <육가공식품경영전략과정>을 만들어서 운영할 수 있게 설계하면 좋을 것이다.
교육과정은 전문학사, 학사, 대학원 석·박사과정으로 층위를 두어 개설해야 필요한 인력조달에 용이하다.
연구기관 결합 과정 10개, 농식품기업 관련 과정 5개 정도를 개설하면 좋을 것이다. 이것은 전략의 일부분이다.
일단 ‘농생명식품 교육브랜드’를 만들어 놓자는 얘기다. 연구기관과 기업브랜드를 활용하는 전략이니 대학은 브랜드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본교육을 담당하자.
만약 RIS사업 예산 분배가 가능한 시점이라면 기계적인 배분보다는 농생명바이오 분야에 힘을 실어주는 것도 전략이다.
전북 미래먹거리 중심은 농생명 산업이고 민선8기 도정 역시 실질적으로는 농생명산업이다. 그래서 농생명교육부문에 더 많은 예산을 배려하는 것도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전북 특별자치도의 특례를 충분히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하자. 가칭 'K-푸드 교육 특구'제도를 제안한다. 기관과 기업의 규제는 줄이고 지원을 늘리는 제도가 필요하다. 농생명식품 분야의 RIS 사업은 바로 이러한 큰 그림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한국식품연구원은 ‘지역 청소년을 위한 K-Food 특강’을 시작한다고 한다. 지역내 'K-푸드 교육' 메카의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전북의 청소년들은 세계 최고의 기능성 식품전문가를 꿈꾸게 될 것이다. 이들은 지역의 연구기관과 대학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지역의 대표 식품기업에서 K-food 세계화를 위해 일할 것이다.
농생명 분야의 RIS 사업이 그 가교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더 나아가 농생명 산업교육 중심지를 만들 수 있는 절체절명의 기회를 관행에 젖은 채 흘려버리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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