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도요타 CUV 크라운 | 수입차 중 연비 상급 하이브리드 모델

고성민 조선비즈 기자 2023. 7. 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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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크라운. 사진 고성민 기자

도요타의 플래그십(최고급 기종) 세단 크라운은 도요타 최초의 양산형 승용차다. 1955년 처음 출시돼 올해 16세대로 풀체인지(완전변경)가 이뤄졌다. 일본 내에선 현대차 그랜저처럼 ‘성공하면 타는 차’로 여겨진다. 국내 인지도는 낮은데, 1967~72년 신진자동차가 조립 생산으로 판매한 이후 약 50년 동안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크라운은 일본 내수 시장을 제외하면 해외시장에서 대부분 부진했다. 16세대 신형 크라운은 수출 확대를 노리며 환골탈태했다. ‘크라운=세단’의 등식부터 바꿨다. 세단과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왜건 등 네 가지 크라운이 각각 출시된다. 이 중 CUV가 가장 먼저 글로벌 시장에 출시됐고, 나머지 모델은 올해 가을부터 내년 사이에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세단·SUV·왜건 크라운의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크라운 CUV는 전장(차 길이) 4980㎜, 전폭(차의 폭) 1840㎜, 전고(차 높이) 1540㎜의 차체를 갖는다. 휠베이스(자동차의 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는 2850㎜다.

수출 겨냥 모델…니켈·메탈 배터리 탑재

일본은 차고지 증명제를 도입해 주차장을 확보해야 차를 구매할 수 있는데, 대다수 기계식 주차장이 전폭 1800~1850㎜까지 허용한다. 도로 폭도 좁아 일본 소비자들은 전폭이 1800㎜를 넘지 않는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신형 크라운 CUV의 전폭을 보면 수출 확대 의지가 느껴진다. 실제 16세대 크라운은 3년 전 신모델 개발 프로세스 마지막 단계인 ‘상품화 최종 회의’에서 도요타 역사상 처음으로 개발 계획이 전면 중지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크라운은 세단이라는 등식을 깨고 CUV·SUV·왜건 크라운이 탄생한 배경이다. 다만, 국내 기준으로 보면 크라운 CUV는 플래그십치고는 차체가 작은 편이다.

크라운 CUV는 전면 중앙에 크라운(CROWN·왕관)의 차명을 반영한 왕관 모양의 엠블럼을 부착했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좌우를 꽉 채울 정도로 넓게 배치됐다. 주간 주행등(DRL)은 차체 전면부를 좌우로 가로지르는 형상이다. 도요타는 전면 디자인을 망치의 머리를 형상화한 ‘해머 헤드’ 콘셉트로 구현했다고 설명한다. 측면은 패스트백(차량 지붕에서 뒷부분까지 유선형으로 이뤄진 차) 디자인이 돋보이고, 21인치 큰 휠이 CUV 차체를 강조한다. 후면은 일자형 발광다이오드(LED) 램프가 특징이다.

시승차는 2.5L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에 바이폴라 니켈·메탈(Bipolar NI-MH)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이었다. 도요타가 자랑하는 직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쓴다. 구동용 모터와 충전용 모터 등 두 개의 모터를 활용해 연비를 극대화한다. 전자식 무단 변속기(e-CVT)와 결합으로 시스템 최고 출력 239마력, 최대 토크 22.5㎏·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7.6초다. 공차 중량은 1845㎏이고, 사륜구동으로 움직인다.

크라운 CUV는 최고 출력 348마력, 제로백 5.7초를 발휘하는 2.4L 듀얼 부스트 모델이 별도로 있다. 2.4L 직렬 4기통 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고성능 모델이다.

도요타 크라운. 사진 고성민 기자

세단의 부드러움 있지만 달리는 재미 떨어뜨리는 엔진음

시승한 2.5L 직병렬 하이브리드 크라운 CUV는 일상 영역에서 가속에 답답함이 없었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 모두 운전자 의도대로 꼼꼼하게 반응했다. 과속방지턱이나 울퉁불퉁한 노면을 지날 땐 고급 세단 특유의 부드러운 거동이 느껴졌다. 고속에서도 가속 페달을 깊게 밟을 때 계기판의 속도계가 힘차게 올라가는데, 반대로 엔진음은 자꾸 힘겨운 듯한 소리를 내서 달리는 재미는 적었다. 1열에 이중 접합 유리를 쓰지 않아 소음을 걱정했는데, 엔진음 말고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을 잡아내는 능력은 준수했다.

복합 연비는 17.2㎞/L에 달한다. 국내 판매 중인 수입차를 기준으로 하면,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18.1㎞/L)와 폴크스바겐 디젤차 골프(17.8㎞/L) 다음으로 연비가 좋다. 직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함께 바이폴라 니켈-메탈 배터리가 크라운 CUV의 고연비에 주 역할을 한다. 바이폴라 니켈-메탈 배터리는 기존 니켈-메탈 배터리보다 전기저항을 낮춘다. 보다 높은 전류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모터 출력이 필요한 경우 높은 배터리 전류를 사용해 순간 가속력을 높여 준다. 토크가 필요한 구간에선 모터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시켜, 연비를 강화하고 감속 시 더 높은 전류로 충전할 수 있게 한다.

CUV는 세단과 SUV의 요소를 혼합한 차를 말하는데, 크라운 CUV는 SUV보다 세단에 훨씬 가까웠다. 세단의 성격을 80~90%, SUV의 성격을 10~20%만 주입한 듯했다. 일단 지상고(땅과 자동차 바닥 사이의 거리)가 145㎜로 세단과 비슷하다. 구형 크라운 세단 대비 10~15㎜만 살짝 높였다. 통상 SUV 지상고는 200㎜가 넘는다. 세단처럼 무게중심을 낮춰 주행하는 건 장점인데,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나 푸조 408 등 다른 CUV와 달리 트렁크가 활짝 열리지는 않는다. 2열도 완전히 폴딩되지 않아 차박(차에서 숙박)은 불가능하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490L로, 일반적인 세단보다는 크다.

실내는 직관적이고 익숙한데, 약간 구식이라는 인상도 준다. 12.3인치 계기판과 12.3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앞좌석 통풍 시트, 앞좌석·뒷좌석 열선 시트, 열선 스티어링(열선 핸들),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파노라마 선루프 등 편의 사양을 기본 적용했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전동식 트렁크가 아니라는 점은 아쉽다. 크라운 CUV 2.5L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5670만원(개별소비세 3.5%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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