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링크·인모드’ 미용에 열광하는 사람들…주가도 폭풍 성장] 짧은 시술 시간, 외적 훼손 최소화 덕 미용 기기 수요 급증
20대 여성 A씨는 최근 피부 염증 때문에 피부과를 찾았다가 대기 인원 수를 보고 깜짝 놀랐다. 몇 달 전 방문했을 때는 대기 시간이 10~15분이면 충분했는데, 최근에는 30분 넘게 대기해야 할 정도로 인산인해였다. 병원에 물어보니 대부분이 슈링크나 인모드 등 리프팅 시술을 받으려고 찾은 사람들이었다.
그제야 A씨는 과거 한 연예인이 프로그램에서 했던 슈링크 체험기를 본 기억이 떠올랐고, 주위에서도 슈링크와 인모드 시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기억이 났다. A씨는 이를 투자 기회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리프팅 기기 업체들을 매수했다. 결과는 대성공. 한 달 만에 주가가 20% 넘게 올랐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이후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피부 리프팅 업체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급증하는 수요에 폭풍 성장세를 보여주며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국내외 리프팅 기기 업체들의 1년 평균 주가 상승률은 100%가 넘을 정도다.
피부 리프팅은 피하의 콜라겐 분비를 유도해 피부를 수축시켜 외관상으로 피부가 팽팽하게 당겨지도록 만드는 시술이다. 얼굴과 몸 등에 적용할 수 있고, 시술 종류는 크게 실 리프팅, 초음파 리프팅, 고주파 리프팅으로 나뉜다.
클래시스, 美 인모드 등 미용 기기 업체 수익률 80%
6월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20일부터 올해 6월 19일까지 1년간 클래시스는 109% 상승했고, 원텍은 154% 폭등했다. 클래시스와 원텍은 6월 14일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제이시스메디칼과 루프로닉도 각각 68%, 101% 급등했다. 이들의 주가 상승률은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6.9%)과 코스닥 지수 상승률(11.3%)을 크게 웃돈다. 외국인들도 이 기업들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클래시스와 원텍을 각각 820억원, 18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미국 증시에서도 인모드(INMD)가 66% 올랐다.
이들 기업은 피부과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기반 시술 장비를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에너지 기반 미용 시술은 시술 시간이 짧고, 신체의 외적인 훼손을 최소화하면서도 침습적 시술에 준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에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용 시술 산업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미용 기기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44억달러(약 5조6245억원)로 추산된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가 좋은 에너지 기반 미용 시술은 슈링크와 인모드다. 1회 시술 비용이 크게 비싸지 않아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탔다. 유명 연예인 등이 방송에 나와 슈링크를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슈링크는 코스닥 상장사인 클래시스가 개발한 리프팅 기기다. 2014년 개발된 슈링크는 고강도 집속형 초음파 기술(HIFU)을 이용해 피부 리프팅을 돕는다. 2022년 말 기준 국내에서만 4800대 판매됐다. 지난해에는 업그레이드 버전인 슈링크 유니버스도 출시됐다.
장비와 이에 필요한 소모품도 같이 판매되면서 실적은 폭풍 성장 중이다. 클래시스의 지난 2020년 영업이익은 41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2021년(520억원), 2022년(690억원) 등 매년 증가 추세다.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난 89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클래시스 목표가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다올투자증권은 2만4000원에서 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인모드는 2008년 이스라엘에서 설립된 글로벌 미용 기기 기업이다. 지난 2019년 8월 뉴욕 증시에 상장됐다. 인모드는 글로벌 미용 기기 상장사 가운데 시총 1위 기업으로, 지난 2020년에서 2021년 사이에는 주가가 네 배 넘게 오르기도 했다. 다만 당시 급등 폭이 너무 컸던 후유증으로 현재는 당시의 30~40%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블룸버그에서 추정한 인모드의 평균 목표 주가는 47달러(약 6만원)로 현재(34.11달러)보다 38% 높은 수준이다.
인모드 리프팅은 지방층에 2000HVP에너지를 순간적으로 전달해 근본적으로 지방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2019년 600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22년 1980억원으로 증가했다. 3년 만에 세 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이 밖에 ‘울트라셀’을 개발한 제이시스메디칼, ‘할리우드 스펙트라’를 만든 루트로닉, ‘올리지오’ 리프팅 개발사 원텍 등 다른 리프팅 개발사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올리지오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올리지오는 고음파(RF) 타이트닝 및 리프팅 장비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텍은 올리지오 외에도 레이저, 초음파 방식의 기기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내 피어 기업들과 가장 큰 차별화 요인이고, 국가 및 지역별 맞춤 전략들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해외 공략 나선 韓 미용 기기 기업
최근 3년간 에너지 기반 미용 기기 상장 기업의 외형은 매년 성장했다. 삼성증권은 이들 기업의 연평균 성장률(CAGR)이 평균 45%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용 기기 시장은 앞으로 더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에너지 기반 미용 기기는 한 번 기기가 보급된 이후에는 신제품 도입까지 3~4년 동안 지속적인 소모품 매출을 발생시키는 장점이 있고, 해외 매출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클래시스는 슈링크 유니버스를 브라질, 일본, 태국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원텍은 국내와 유사한 시장으로 평가되는 대만 시장을 공략함과 동시에 미국과 중국 등에도 발을 넓히고 있다.
정동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기반 미용 성형 시술은 여전히 글로벌 침투율이 미미한 상황”이라면서 “고령화로 인한 안티에이징 수요와 K뷰티 인기에 힘입어 시장 확대와 마진 성장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타 시술 대비 짧은 시술 시간과 빠른 회복 기간의 시술 수요가 증가했다”면서 “간편한 만큼 상대적으로 시술 효과가 오래가지 않아 한 번 시술을 경험한 사람들은 부담 없이 재시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수요는 계속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미용 기기 업체들의 해외 확장이 본격화되고 있고,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수혜까지 기대할 수 있다”면서 “현재 주가 급등으로 실적 대비 주가 수준(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국내 미용 의료 기기 업체의 주가는 더 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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