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건강학 <252>] 작은 세뇌에 걸리지 않는 법…“프레임을 부숴라”

윤우상 밝은마음병원 원장 2023. 7. 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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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정당 현수막이 동네마다, 거리마다 여기저기 걸리기 시작했다.

현수막의 내용은 대부분 상대 정당에 대한 '프레임 씌우기'다.

프레임 씌우기는 편견을 조장하고 이미지를 왜곡하는 병적인 세뇌 작업이다.

이들 평범한 시민까지 곳곳에 널린 정당 현수막 때문에 원치 않는 프레임 싸움에 걸려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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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언제부터인가 정당 현수막이 동네마다, 거리마다 여기저기 걸리기 시작했다. 매일 정신을 혼란스럽게 하는 자극적인 선거철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현수막의 내용은 대부분 상대 정당에 대한 ‘프레임 씌우기’다. ‘돈 봉투 정당’ ‘코인 정당’ ‘친일 정권’ ‘검찰 독재’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끊임없이 쏟아내고 있다.

윤우상 밝은마음병원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엄마 심리 수업’ 저자

프레임의 원래 뜻은 ‘액자’ ‘창틀’이다. 심리학적으로는 ‘마음의 창’ ‘마음의 색안경’이라고 할 수 있다. 내 마음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에 바깥세상의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내 마음의 창이 세모면 세상은 세모로 보이고, 네모면 네모로 보인다.

프레임은 ‘작은 세뇌’라고 할 수 있다. 프레임 씌우기는 진실이나 사실 여부와 상관없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라는 말을 듣고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코끼리’에게 걸려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과 같다. 프레임은 반복되는 주입으로 시작한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어느새 그 이미지가 각인되는 것이다.

프레임에 걸렸을 때 나타나는 현상은 다음과 같다. 첫째, 편견이다. 대개 프레임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 때 사용된다. 프레임에 걸리면 대상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부정적으로만 보게 된다. 편견이 진실이 되고 신념이 된다. 둘째, 정보에 대한 필터링(filtering)을 한다. 자신의 편견에 맞지 않는 정보는 심기를 불편하게 하니 일부러 피하게 된다. 한쪽 정보만 편식한다. 셋째, 반대 정보에 대한 부정이다. 필터링을 해도 들어오는 정보가 있다. 이 정보에 대해 완전히 부정한다. 그리고 마지막 넷째, 분노 반응이다. 프레임 속에 스스로 자신을 가둬서 프레임이 만든 이미지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나의 프레임이 깨지는 것을 자신이 파괴되는 것으로 느끼기 때문에 심한 분노 감정이 일어난다. 간혹 술자리에서 지지하는 정당을 반대한다고 칼부림이 일어났다는 뉴스가 그런 경우다.

나에게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면 지금 자신이 심각한 프레임에 걸려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프레임에 걸렸다는 건 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니 정신 건강에 좋을 리 없다. 쉽지 않지만, 다시 공정한 중립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대편의 이야기도 들어야 하고 열린 마음으로 정보에 대한 진위를 다시 살펴야 한다.

프레임 씌우기는 편견을 조장하고 이미지를 왜곡하는 병적인 세뇌 작업이다. 거리마다 나붙은 정당 현수막은 시야 공해, 환경 공해를 넘어서 심각한 정신적 공해다. 일반 시민 중에는 자신의 정신 건강을 위해 이분법적이고 혐오적인 정치권 뉴스를 일부러 차단하고 있는 사람이 꽤 있다. 이들 평범한 시민까지 곳곳에 널린 정당 현수막 때문에 원치 않는 프레임 싸움에 걸려들게 된다. 국민에게 하루 종일 왜곡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나라가 됐다. 국민의 정신 건강을 위해 정당 현수막법은 개정할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빨리 폐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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