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보다 빨라진 외환시장 안정화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 2023. 7. 3. 18: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내 외환시장에 대한 안정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원화 환율의 하향 안정화 현상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인식의 확산, 타 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 폭을 보여 왔던 원·달러 환율에 대한 재평가, 반도체와 배터리 등 주요 산업의 수출 경기회복 전망 등과 같이 현실화하지 않은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보면 더더욱 그렇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 셔터스톡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내 외환시장에 대한 안정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불과 1개월 전만 하더라도 1400원까지도 열어두던 원·달러 환율은 이제 1250원대까지도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외환 수급이 좋아지면서 국내 주식시장도 모처럼 활기를 띠는 것처럼 보이고, 수입 물가에도 하방 압력이 가해지면서 국내 물가 전반에 대한 안정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일본 주오대 경제학 석·박사, 전 대구경북연구원 동향분석실장

물론, 이런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최근 원화 환율의 하향 안정화 현상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인식의 확산, 타 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 폭을 보여 왔던 원·달러 환율에 대한 재평가, 반도체와 배터리 등 주요 산업의 수출 경기회복 전망 등과 같이 현실화하지 않은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보면 더더욱 그렇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을 비롯해 최근 기대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외환시장의 안정화 현상이 향후에도 지속되려면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할 필요가 있지만 대내외 여건상 절대 쉽지 않아 보인다.

먼저 경상수지 개선을 통해 우리 경제에 대한 대외 신뢰도 제고 및 달러 수급 안정화가 동반돼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매우 어려운 기대가 아닌가 싶다. 과거처럼 상품 수지 흑자가 서비스 수지 적자를 대폭 상회하면서 전체 경상수지를 안정적인 흑자 기조로 이끌어 갈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점점 높아지는 대(對)중국 수출 경기회복 불확실성, 하반기 주요국 경기 둔화 가능성 등으로 수출 경기회복 시기가 지연될 것으로 보여 사실상 상품 수지 대규모 흑자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서비스 수지는 주요국 재개방 가속, 국내 소비자의 보복소비 증가 등에 따르는 여행 수지 악화, 글로벌 해상 운임 하락에 의한 운송 서비스 개선 지연 등으로 적자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복병은 100엔당 900원대까지 하락한 원·엔 환율이다. 타 주요국과는 달리 통화 완화 정책을 고수하는 일본의 엔화가 저평가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인 것 같다. 다만 불과 2개월 만에 100엔당 980원을 웃돌던 원·엔 환율이 900원대로 하락해 2015년 6월 말 이후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비정상적인 움직임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이는 단기적으로는 국내 소비자의 대일본 관광 증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에는 대일본 수출 경쟁력 하락이라는 결과를 초래해 국내 경상수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게 된다.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체력)도 원화 환율을 포함한 전반적인 외환시장 안정화에 있어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orld Bank) 등 국제기관은 물론이고 국내 주요 기관들의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갈수록 낮아져 이제는 1.2~1.6% 수준에 수렴되고 있다. 그나마 지금까지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정부도 하향 수정할 계획이라고 하니, 하반기 들어서도 우리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대외적인 평가 개선 가능성은 작다고 하겠다.

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대내외 여건상 원화 환율과 외환 수급 등 당장 나타나고 있는 외환시장의 안정화 현상은 표면적으로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조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여전히 바람직하거나 건강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워 보여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임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가 어디까지나 시장의 기대일 뿐인 것처럼 말이다.

Copyright © 이코노미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