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삼성이 자칫 암 말기에 들어갈 수 있다” 약이 된 이건희의 경고

이주형 기자 2023. 7. 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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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의 진짜 목소리로 소개하는 삼성 신경영
THE REAL 이건희
권세진, 현명관│조선뉴스프레스│ 2만원│280쪽│5월 31일 발행


“결국, 내가 변해야 한다.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라.” “불량은 암이다. 삼성은 자칫 잘못하면 암의 말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 회장이 30년 전인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회의에서 한 말이다. 삼성의 글로벌 위상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1993년 2월 미국을 방문한 이 회장은 전자제품 판매점 베스트바이를 둘러보던 중 큰 충격을 받았다. 진열대 구석에 먼지를 뒤집어쓴 삼성 TV를 보고, 이류 기업의 현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는 품질 향상보다 생산량 늘리기에 급급했던 관행을 타파하는 등 삼성 신경영의 시작점인 ‘신(新)경영 선언’을 발표하게 된 배경이 됐다.

방송을 통해 알려진 프랑크푸르트 선언 후 세간에 알려진 이 회장의 어록은 한정적이다. 연설 동영상이나 육성 자료를 접하기는 더 어렵다. 하지만 이 회장은 신경영을 추진하던 1993년부터 1996년까지 측근 임원들에게 “직원들에게 가감 없이 전달하라”며 자신의 육성을 녹음할 것을 지시했었다. 삼성 신경영의 기초가 육성 녹음에 전부 담긴 셈이다.

‘월간조선’ 기자로 재직 중인 저자는 2020년 10월 25일 이 회장이 세상을 뜬 후, 이 같은 60여 개 육성 녹음테이프와 연설 테이프를 입수했다.

“내 재산이 1조원, 2조원 늘어나면 뭐 해. 내가 이렇게 밤새 고민하고 고함지르고 하는 게 나나 삼성이 잘되려고 하는 거야? 대한민국이 잘돼야 국민이 밖에서 무시를 안 당한다고. 삼성 임원이라면 국가적, 사회적인 책임감도 가져야 해. 지금 우리가 완전히 안 바뀌면 격변하는 21세기에 절대로 잘살 수가 없어.”

테이프에는 이 회장의 경영 철학뿐 아니라 대한민국에 대한 고민, 미래에 대한 비전, 인간적인 고뇌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 회장의 관심사는 경영·경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문화와 복지, 국가와 미래까지 관심을 뒀다. “1997~98년에 우리나라에 진짜 불경기가 온다.” “지금 제1, 2 이동통신에서 곧 4, 5 이동통신 시대가 온다.” “10~15년 후에는 카드 하나로 전 세계에서 결제도 되고 전화도 되는 세상이 온다.” “21세기엔 개인이 전부 전화를 갖고 세계 어디에서라도 전화가 다 된다.” “자동차는 기계가 아니라 정보기술(IT) 제품이다.”

지금은 당연해 보이는 이 말들이 이 회장이 30년 전에 한 예측이라는 점에서 놀랍다. 그의 말은 현실이 됐다.

삼성이 대한민국 기업 문화와 사회 문화를 바꿀 수 있게 한 이 회장의 가치관도 여실히 드러난다. “삼성이 하면 기준이 된다”며 고졸·여성 사원 차별을 철폐하고, 사원 복지와 사회공헌에 힘쓰기 시작한 것은 국내 다른 대기업의 벤치마킹 사례가 됐다. 이 회장은 “회사는 임직원의 의식주, 건강, 자식 교육 등을 회사의 영역으로 갖고 와 월급쟁이가 가족 건강, 자식 교육, 은퇴 후 여생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아이들이 잘못되면 미래가 없다”며 “삼성이 우리 사회의 어려운 사람들 살 수 있을 정도는 해 줘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 책은 이 회장이 한 수많은 이야기를 ‘삼성을 바꾸다’ ‘조직을 바꾸다’ ‘사람을 바꾸다’ ‘국가와 사회를 생각하다’ ‘미래를 설계하다’ 등 5개 주제로 구분해 정리했다. 또한 삼성그룹 내부 대외비 문서도 최초로 공개했다.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이 이 회장의 지시에 따라 작성한 서울시 발전 계획과 삼성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이 회장에게 제출한 자필 반성문, 시말서 등이다. 이 회장이 평상시 어떻게 업무를 수행했는지, 대한민국의 미래를 얼마나 깊이 고민했는지, 그의 카리스마가 어느 정도였는지 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 생태계 이해
마스터링 블록체인
론 랜츠, 다니엘 코위리│반장현, 유동민 옮김│에이콘출판│3만원│332쪽│6월 30일 발행 예정


비트코인을 시작으로 암호화폐와 토큰은 블록체인 기술의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은 국가와 지역에 따라 다르다. 저자는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시장 변동과 규제 등을 설명한다. 웹 3.0 시대에서 블록체인과 연결된 금융 등 응용 서비스를 이해할 수 있도록 기술이 적용된 사례들을 소개하고, 블록체인 산업을 둘러싼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다.

성장 중독의 지구 과부하 시대, 경제·사회를 지키는 기후 행동
기후변화는 어떻게 세계경제를 위협하는가
폴 길딩│양재희 옮김│더블북│3만2000원│556쪽│6월 5일 발행


유엔 산하 과학자 단체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3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지킬 마지막 기회의 문이 빠르게 닫히고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 위기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저자는 지구 자원의 한계와 생태계 변화가 세계경제를 파멸시키고 있다고 설명한다. 기후 위기의 대응책으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도 이하로 되돌리는 ‘1도 전쟁’을 3단계로 구분해 제시한다.

넷플릭스로 만나는 세계사의 가장 뜨거웠던 순간
넷플릭스 세계사
오애리, 이재덕│푸른숲│1만8800원│320쪽│6월 20일 발행


국내 최초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통해 세계 속 사건 사고를 다뤘다. 미국, 멕시코, 스웨덴, 프랑스 등 세계 각국에서 제작된 스무 편의 콘텐츠로 인종차별과 빈부격차, 전쟁·테러, 보혁 갈등 등 오늘날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세계사의 주요 이슈를 쉽게 알려준다. ‘퀸스 갬빗’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뿐 아니라 국내외에서 찬사받은 다큐멘터리 등도 담았다.

당신의 생활 속에 반짝이는 크리에이티브 조각들
일상의 빈칸
최장순│더퀘스트│1만7800원│ 204쪽│5월 31일 발행


길거리에 우수수 떨어진 신용 대출 명함에도, 차가운 금속성을 띤 간판에도 치열한 마케팅 전략이 있다. 뉴스 사진 한 컷에 숨겨진 의도는 무엇일까. 저자는 구찌, CJ, 크래프톤, 빅히트, 마켓컬리 등 국내외 핫한 브랜드의 컨설팅을 지휘해온 크리에이티브디렉터다. 무미건조했던 일상에서도 무궁무진한 인문학과 마케팅, 기획, 브랜딩 등 영감을 느낄 수 있도록 초대한다.

챗GPT 시대, 언론 미디어 산업의 대전환
AI 저널리즘
박창섭│두리반│1만9800원│304쪽│6월 26일 발행


전 세계 주요 언론사들이 인공지능(AI)과의 공존을 시작했다. AP통신,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은 오래전부터 AI 프로그램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AI가 기자가 할 일을 대체하며 언론 미디어 산업의 대전환을 일으키는 이 시점에 언론이 나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저널리즘 연구자인 저자는 세계 언론의 현재와 저널리즘의 미래를 새롭게 조명한다.

일과 삶의 관계에 대한 재정립
충분히 좋은 직업: 일에서 삶을 되찾기
(The Good Enough Job: Reclaiming Life from Work)
시몬 스톨조프│펭귄출판그룹│28달러│272쪽│5월 23일 발행


아이들에게 ‘커서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묻는 순간부터, 우리는 직업이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인 것처럼 여기고 있다. 많은 사람이 직업적 성공과 자신의 정체성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한다.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미슐랭 스타 요리사, 월스트리트 은행원, 교사 등 노동자들과 인터뷰를 공유한다. 직업이 삶의 전부가 아닌, 일부가 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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