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기 그지없는 현장”…‘산사태 아기 사망’ 현장 찾은 경북 부지사의 SNS
“도지사 발길 안 닿는 곳 없어”
민주당 “무개념 용비어천가”
“걱정하시는 도지사를 맞이하는 마을 주민들은 반갑기 그지없는 현장~~.”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이 최근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14개월 된 영아가 숨진 경북 영주시를 방문한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의 경솔한 언행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경북도당은 3일 논평을 내고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음에도 이 부지사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현장을 방문한 것을 두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주민들께서 얼마나 반가와하시는지 다소 신이 나신 듯했다’, ‘도지사님 나이가 한참 아래라도 아버지 만난 듯,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다 하신다. 그것도 즐겁게’라며 슬픔에 잠겨있을 유가족들에 상처를 주는 무개념 용비어천가를 불러 원성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북 영주시 상망동 한 야산에서는 지난달 30일 새벽 4시40분쯤 빗물에 휩쓸린 토사가 인근 주택을 덮치면서 14개월 된 영아가 묻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지사는 지난 1일 이 부지사 등과 함께 집중호우 피해를 본 영주와 봉화를 방문해 긴급 현장점검을 벌였다. 이후 이 부지사는 지난 2일 자신의 SNS에 ‘저 건너 50여 가구는 당분간 어디로 다니나요? 걱정하시는 도지사를 맞이하는 마을 주민들은 반갑기 그지없는 현장~’이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고마운 주민들의 반가움에 지사께서는 하천과장에게 꼼꼼하게 지시 내리고 현장을 떠나신다. 넓은 경북, 이철우 도지사의 발길이 안 닳는(닿는) 곳이 없다”면서 “도청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갈 때보다 가볍다”고 적혀있었다. 현재 이 부지사는 해당 게시글을 삭제한 상태다.
민주당 경북도당은 “이 부지사는 경솔한 언행에 대해 영주시민께 사과하라”며 “지자체의 장마철 안전관리 대책을 전면적으로 재점검해 다시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온 힘을 쏟아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 부지사는 “사고가 난 현장 이야기가 아닌 다른 수해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SNS에 올린 것”이라며 “아기를 잃은 주민과 이웃들의 큰 슬픔을 헤아리지 못했다. 제 잘못으로 상처받으신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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