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反카르텔 정부 가차없이 싸워달라"
"부패 카르텔, 민주사회 파괴"
과기부 R&D 예산도 도마에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신임 차관 13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우리 정부는 반(反)카르텔 정부"라며 "이권 카르텔과 싸워달라"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신임 차관들을 향해 "국가와 국민, 헌법 시스템에 충성해달라"며 이같이 당부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신임 차관들과 오찬에서 "민주사회를 외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전체주의와 사회주의이고, 내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부패한 카르텔"이라며 "내정도 외치도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말을 갈아타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 정신에 맞게 말을 제대로 타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겨냥한 사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조성경 전 과학기술비서관을 과기부 1차관으로 임명했는데 여기에는 최근 윤 대통령이 질책한 '연구개발(R&D) 예산 카르텔'을 깨려는 의지가 담겼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신임했던 비서관들이 관련 부처로 이동해 '카르텔 파괴'에 앞장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가에는 비상이 걸렸다.
최근 윤 대통령은 하루가 멀다 하고 '이권 카르텔과의 전쟁'을 언급하고 있다. 이날 차관들과의 오찬 전에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유사한 내용이 언급됐다고 복수의 관계자가 전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윤 대통령은 사회구조적 문제가 돼버린 이 이권 카르텔을 부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尹 "공직자 업무평가 정확히"… 인사태풍 예고
尹, 신임 차관들과 회동
윤석열 정부는 '태양광·원전 마피아'를 정조준하며 감사 등을 이미 시작했고 노조와 금융, 통신과 관련해서도 '약탈적 이권 카르텔'이 있다며 강하게 비판해왔다. 최근에는 윤 대통령이 직접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사교육 업계와 정부 내부 인사들 간 '카르텔'을 지적하며 이른바 '이권 카르텔과의 전쟁'은 계속돼왔다. 윤 대통령이 실제 신임 차관들에게 "이권 카르텔과 가차 없이 싸워달라"면서 "민주사회를 외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전체주의와 사회주의이고 내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부패한 카르텔"이라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은 전했다.
신임 차관들에게 과감한 인사의 칼을 휘둘러달라는 뜻의 메시지도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조직이든 기업조직이든 제일 중요한 게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라면서 "산하단체와 공직자들의 업무능력 평가를 늘 정확히 해달라"고 당부했는데, 결국 차관이 바뀐 부처에 인사 태풍이 불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번에 신임 차관이 부임한 부처는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외교부, 통일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11개 부처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초등학교를 방문해 정규교육과정이 끝난 후 진행되는 '늘봄학교' 수업을 참관하고 "어르신 돌봄은 순수한 복지의 문제인데, 아이들 돌봄은 교육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접근하고 있다"면서 "교육의 수요자들이 원하는 것을 좀 더 배울 수 있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 정부와 교육당국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학부모들과 교사, 그리고 이날 임명된 장미란 문체부 2차관 등과 함께 간담회를 하고 "정규교과과정을 벗어나 아이들 돌봄을 하는 늘봄학교에서 아이들이 다양한 분야를 배울 수 있고, 거기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주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대입에서도 공교육의 역할을 강조했던 윤 대통령은 "모든 것을 정상화시켜야 된다"면서 "학교 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 학교 시설이 아이들을 키우는 데 메인 센터가 돼야 하고, 거기에 필요한 다양한 제도적·재정적인 지원을 아끼면 안 된다"고 말해 초등학교 때부터 공교육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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