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벗었는데 여전히 하류층 … 佛 이민갈등 반면교사 삼아야
韓 이민철학 먼저 정립하고
차별 해법 담은 정책 세워야
◆ G5 경제강국 ◆
프랑스식 이민사회가 극심한 사회갈등이란 후폭풍을 일으키면서 한국도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슬람권 이민자들과 종교 문제까지 얽히고설킨 프랑스와 달리 아직 한국에선 갈등 양상이 크지 않다. 하지만 이민자와의 공존은 한국형 이민사회로 가기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라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한건수 이민학회장(강원대 교수·사진)은 3일 "프랑스 이민정책은 다문화국가가 아니라 동화주의"라며 "학교에서 히잡도 못 쓰며 프랑스의 법과 가치에 동의하는 이슬람들이라고 자부하는데 실제로는 소외당하고 취업도 안 되는 상황에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오랜 이민 역사를 가진 프랑스도 공존 해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국도 이민정책을 만들 때 인종, 종교 등 차별 문제에 정교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민 활성화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한국에선 어떤 정책적 수단으로 어떤 이민사회를 구축할지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다양성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 학회장은 "막연히 이민자 통합이라고 하면서 한국 문화에 동화되라는 건지, 적응하라는 것인지, 출신국의 가치를 보장해주겠다는 것인지 모호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형 이민사회는 이주민을 어떤 철학적 가치 위에서 수용할 것인지 국민적으로 합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한국의 이민정책은 일손이 부족한 곳에 인력을 수급하는 목표만 있을 뿐"이라며 "이민정책의 핵심은 숫자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는 한국형 이민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다문화주의에 기초한 모자이크 사회의 필요성을 제안하고 있다.
한 학회장은 "프랑스의 동화주의는 프랑스 가치를 공유하면 국민과 똑같이 대우하겠다는 것이고, 캐나다의 다문화주의는 각각의 가치를 가지고 함께 어울려 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학회장은 "외국인 근로자를 단순히 생산수단으로 보거나 온정주의적으로 보는 시각에서 우선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세호 기자 /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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