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산불피해 현장서 울려퍼진 우크라이나 합창단의 감동 하모니

강원영동CBS 전영래 기자 2023. 7. 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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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3일 개막하는 2023 강릉 세계합창대회 참가
산불 피해주민에 "희망을 잃지 말라" 위로
전쟁의 포화 속에 2023 강릉 세계합창대회를 찾은 우크라이나 소녀합창단이 3일 산불 피해지에서 이재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하모니를 선사해 감동을 주고 있다. 전영래 기자

전쟁의 포화 속에 2023 강릉 세계합창대회를 찾은 우크라이나 소녀합창단이 산불 피해지에서 이재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하모니를 선사해 감동을 주고 있다.

강릉 세계합창대회 초청팀인 우크라이나 보그닉 소녀합창단(Girls Choir "Vognyk")은 3일 강릉에 도착한 것과 동시에 지난 4월 발생한 대형산불 피해 현장을 찾았다. 이 곳을 찾은 합창단은 간단한 인사말을 전한 뒤 산불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감동의 하모니를 선사했다.  

합창단의 지휘자 올레나 솔로비(Olena Solovei)는 "오늘(3일) 아름다운 곳인 강릉에 왔고 가장 처음으로 방문한 장소가 산불로 피해를 받은 장소다. 이 곳은 우리에게 아주 상징적인 장소인데 우리도 힘든 시기를 겪고 있고, 여기도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강릉시민을 정신적으로 지원하고 싶다. 좋은 것은 항상 악을 이긴다. 그래서 여기서 부르려고 하는 곡은 기분이 좋은 곡"이라고 전했다.

전쟁 중인 상황에서도 어떻게 합창 연습을 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교육부 소속 기관에서 주로 연습을 했다. 시내에 있지만 거기도 많이 위험한 지역"이라며 "아직 그 건물이 폭격으로 피해를 받은 적이 없지만 미사일 경보음을 매일 듣는다. 연습하다가 경보음이 울리면 건물에 있는 대피소에 가서 연습을 한다. 30분일 수 있고 3시간일 수 있고 그거는 언제 끝나느냐에 따라 다른 거고 끝나면 다시 연습실로 올라가 연습을 끝까지 했다. 이제는 이런 일에 익숙해졌다"고 답했다.

합창단은 이날 현장에서 감동의 하모니를 선사한 뒤 산불 피해 주민들에게는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소피아 단원은 "음악은 벌써 희망이다. 그래서 음악으로 희망은 충분히 전달된다고 생각한다"며 "언제나 희망을 잃어버리지 말고 믿음을 잃어버리지 말아야 한다. 모든 것은 항상 재활한다"고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3일 강릉 산불피해 현장을 찾아 최양훈 강릉산불비상대책위원장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소녀합창단. 전영래 기자


이날 현장을 찾은 최양훈 강릉산불비상대책위원장은 "산불 피해가 조금씩 잊혀지고 있고, 지금 원상복구를 위해 정말 힘든 시기인데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시니 큰 위로가 된다"며 "힘든 상황에서도 먼 곳까지 와주셔서 이렇게 위로해 주셔서 감사하다. 우크라이나도 얼른 회복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970년대 창단해 전세계를 투어하는 보그닉 합창단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합창대회에 참가해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은 희망의 메시지를 노래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지원 공동대책위의 협조로 내한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아레나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비롯해 5일 축하콘서트(강릉아트센터), 6일 우정콘서트(경포해변 야외공연장), 13일 폐막식(강릉아레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앞서 보그닉 합창단은 "나의 조국인 우크라이나는 전쟁의 포화로 많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지만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자 전쟁에서 분연히 일어난 대한민국에서 세계인의 마음을 울릴 평화를 노래하고 싶다"고 전하기도 했다.

2023 강릉 세계합창대회는 3일부터 13일까지 강릉아레나, 강릉아트센터 등에서 열린다. 전 세계 34개국 323팀 8천여 명이 참가해 세대와 성별, 국경을 뛰어넘어 '모두를 위한 평화와 번영'을 노래하며 커다란 감동과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한다. 대회 기간동안 경연과 관계 없이 월화거리, 경포해변중앙광장 등에서 다른 합창단과 함께 즐기며 전 세계인이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버스킹 공연인 우정콘서트가 열린다.

강릉 세계합창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2018 동계올림픽이 남긴 평화의 메시지를 되새기고, 세계인들과 함께 평화에 대한 모두의 염원을 다시 한번 한목소리로 노래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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