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서 주사기 나눠준다” 필라델피아 ‘좀비거리’에 무슨 일이
마약 중독자가 넘쳐나 이른바 ‘좀비 거리’로 불리는 미국 필라델피아 켄싱턴에서 정부가 주사기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중독자가 넘쳐나 단속이 되지 않자, 감염성 질병이라도 예방하려는 취지에서 안전한 주사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켄싱턴 마약 거리에서 구호 물품 나눠주는 등 27년째 마약 관련 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채왕규 목사는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현지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채 목사에 따르면 현재 켄싱턴 거리에는 평균 8000~1만명이 마약을 위해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는데, 하루 약 20~50번 투약을 한다.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통에 넣어 100개씩 소지하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채 목사는 필라델피아가 시 차원에서 주사기를 나눠 준다고도 했다. 그는 “펜타닐과 헤로인, 코카인 등의 마약을 하는 친구들은 주삿바늘 하나를 여러 명이 나눠서 쓰기 때문에 에이즈와 C형, B형 간염 전염의 위험이 있다”며 “정부에서 하나씩 쓰라고 나눠주는 프로그램들이 있다”고 했다. 마약 중독자를 단속하기에는 그 수가 손을 쓸 수 없이 많아서, 주사기 공유로 인한 감염성 질병 확산이라도 막고자 주사기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역 일간지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지난 4월 보도에 따르면 필라델피아에서는 주사기서비스프로그램(SSP)를 운영하고 있다. 사용한 주사기를 가져오면 멸균 주사기로 교환해준다. 교환할 주사기를 가져오지 않더라도, 새 주사 키트를 무상으로 나눠 준다. 주사기 배포는 지난해에만 총 3만6000명에게 이뤄졌으며, 하루 최고 750명이 주사기를 받아 갔다. 주사기서비스프로그램 담당자 니콜 세이지는 올해 수요는 3배 이상 늘어날 예정으로 보인다고 했다.
채 목사는 “정부에서는 (단속을) 거의 포기한 상태”라며 “경찰은 마약 하는 사람을 잡아가려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마약 하지 않는 사람들의 안전을 보호하려고 서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간단체나 기업이 이들을 보호 및 치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게 켄싱턴의 거리”라고도 했다.
채 목사는 아예 마약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약 중독은) 초기에 진압을 잘해야 된다. 골든 타임을 놓치면 마약의 모든 것들이 오픈되지 않겠나”라며 “절대 손을 대지 말고, 누군가 마약을 권했을 때 ‘노’(NO)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사역을 총 28년을 했는데 한국 아이들은 중독에 약해 한 번 하면 빠지더라. ‘노’를 밥 먹듯 하는 것이 마약 중독의 해결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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