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갈아엎을 판”…기후 변화에 봄 농사 피해 심각
[앵커]
요즘 기후 변화로 좀처럼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습니다.
봄철 이상저온에 긴 장마까지 맞게 되면서 농가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6만 6천여 제곱미터 규모의 메밀밭에 짙은 안개가 끼어 있습니다.
여느 때 같으면 수확이 한창이어야 할 시기지만, 이 밭 주인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수확 전 젖은 메밀 낟알에서 싹이 트는 '수발아' 현상이 나타나면서 농사를 망쳤기 때문입니다.
올봄 밤 기온이 평년보다 떨어지면서 발육이 늦어진데다 장맛비까지 농작물을 덮치면서 아예 손을 쓸 수 없게 됐습니다.
[고병수/메밀 피해 농가 : "늦게 자라면서, 수확할 시기에 장마가 시작되면서 이렇게 비가 오니까, 이 메밀이 수확을 못 하는 현상이 돼버렸죠."]
상황은 인근 밀밭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삭 위로 돋아난 싹들, 모두 갈아엎고 다음 작물을 파종해야 하지만 계속되는 장마에 시기도 놓쳤습니다.
[고태병/밀 피해 농가 :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서...수확해도 팔지도 못 합니다. 사료도 안 되고, 빨리 갈아엎어야 다음 콩 농사를 들어가는데 걱정입니다."]
봄 메밀이나 밀은 농작물재해보험 대상도 아니다 보니 하소연할 곳도 없는 실정입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송상철/제주도농업기술원 농업재해대응팀장 : "우리들이 예측하지 못하는 경향으로 흘러가는 거는 맞다고 보여집니다. 시설 내에서 재배한다든지, 재배의 패턴을 바꿔야 될 거라고..."]
기후위기 시대, 날씨가 곧 생계로 직결되는 농민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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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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