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文이 사퇴 요구… 내 사직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사진=추 전 장관 페이스북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장관직 사퇴를 요구받았다고 폭로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제 사직서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다시 한 번 자신의 주장을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3일 자신의 SNS에 "제게 '사직'의 의미는 촛불 국민에 대한 사명을 다하지 않고 약속과 대의를 저버린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직'을 거부했고 사직서를 쓸 수가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추 전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이날 오전 친문(친문재인)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문재인 전 대통령은 누굴 보고 '그만두라'라고 할 분이 아니다", "본인 뜻으로 법무부 장관을 그만둔다고 해놓고 지금 와서 문 전 대통령이 그만두라고 했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다"고 말한 것에 대한 재반박으로 풀이된다.

추 전 장관은 "2020년 12월 16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의결이 새벽에 이뤄지고 아침에 출근하자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사직서를 내달라'는 전화를 받았으나 명확히 거절했다"며 "오후에 제가 들고 간 징계 의결서가 대통령 서명으로 집행된 직후 바로 대통령의 '물러나달라'는 말씀으로 제 거취는 그 순간 임명권자가 해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럼에도 청와대는 저녁때까지 '사의 표명을 내라'고 촉구했으나 따를 수 없었다"며 "사직서 대신 그날 저녁 8시쯤 촛불 국민에 대한 저의 마음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으로 심경을 전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추 전 장관은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공명정대한 세상을 향한 꿈이었고, 조각도 온전함과 일체로 여전히 함께하고 있다"며 "하얗게 밤을 지새운 국민 여러분께 바친다"며 정호승 시인이 쓴 시 '산산조각'을 첨부했다.

이에 대해 2년 6개월쯤 지난 지금 추 장관은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제 속에 있는 DNA는 누구도 파멸시킬 수 없다는 심경을 담아 촛불 국민께 드린 헌정 시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