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 코치에게 '최강야구' 출연 소감을 물었더니[부산야구실록]

박세종 기자 2023. 7. 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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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볼’을 앞세워 한 시즌을 풍미했던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 조정훈은 현재 모교 마산용마고등학교 야구부에서 코치직을 맡아 후진 양성에 힘을 쓰고 있다. 마산용마고등학교의 연고구단은 NC 다이노스다. 하지만 마산용마고등학교는 롯데 자이언츠와도 꽤 인연이 깊은 학교이기도 하다.

마산용마고 선수의 투구폼을 지도 중인 조정훈 코치. 김동균 인턴


NC 다이노스가 창단하기 전까지는 롯데 자이언츠가 연고구단이기도 했고, 1984년 롯데 자이언츠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역할을 했던 유두열, 한문연도 마산용마고 출신이다. 현재는 정훈, 나균안, 이승헌 등이 마산용마고 출신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소속되어 있다.

조 코치는 2018 시즌을 끝으로 롯데 자이언츠에서 선수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런 조 코치는 현재 롯데 자이언츠의 어떤 선수를 눈여겨보고 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취재진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조금은 의외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부산야구실록]

고등학교 코치직을 맡아 많이 바쁘겠지만 혹시 눈여겨보고 있는 롯데 선수가 있나요.

[조정훈 코치]

사실 프로야구 경기를 잘 보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직까지 마음이 좀 그렇거든요. 가끔씩 챙겨보곤 하는데 역시 나균안 선수가 아닐까요. 학교 후배이기도 하고 프로시절 함께 배터리로 함께 호흡을 맞춰본 적이 있으니까요. 한 번씩 보면 ‘정말 잘 던진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부산야구실록]

2017년 복귀 당시 롯데 자이언츠가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가을 야구를 한 번 더 경험했습니다. 이후 2018년 결국 은퇴를 하게 됐는데 당시 마음이 어땠나요.

[조정훈 코치]

사실 은퇴라고 하기보다는 뭐 방출된 거죠. 당시의 제가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생각하고요. 그냥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받아들였습니다.

부산야구실록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 중인 조정훈 코치. 김동균 인턴


조 코치는 여전히 마운드가 그리운 듯 했다. 현역생활을 그만둔 이후의 짙은 아쉬움이 떠나지 않았고, 팬들에게도 제대로 인사하지 못한 채 방출이 되었기 때문이다. 2017년 후반기 좋은 투구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큰 공헌을 했기 때문에 팬들 역시 2018년에도 조정훈의 투구를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2018 시즌 조 코치는 7경기만 등판하며 현역생활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기회는 불현듯 찾아왔다. KBO리그는 아니지만 인기리에 방영 중인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조 코치가 선수로서 등판하는 것이 예고편을 통해 공개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대 타자가 이대호였기에 야구팬들은 더더욱 흥분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조 코치는 그 당시를 어떻게 회상하고 있을까.

[부산야구실록]

최근 최강야구 프로그램에 출연해 마산용마고의 투수로서 마운드에 등판했습니다. 많은 롯데 팬분들과 야구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어주셨는데 오랜만의 마운드 어땠나요.

[조정훈 코치]

저한테는 무척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야구를 그만두면서 많은 팬분께 인사도 드리지 못하고 사라지다 보니 팬들과 함께할 시간을 갖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마지막으로 저를 보여드릴 수 있는 시간이자 인사를 드릴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무척이나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조정훈 코치와 맞대결을 펼쳤던 롯데 자이언츠의 영원한 ‘10번’ 이대호 선수. 국제신문DB


[부산야구실록]

아무래도 당시 방송 회차의 백미는 이대호 선수와의 맞대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2009년 당시 코치님은 팀의 에이스였고 이대호 선수는 4번 타자였잖아요. 팀내 청백전이 아니면 맞대결을 할 일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상대팀으로 맞대결을 펼쳤습니다.

[조정훈 코치]

일단은 그 당시의 상황 자체가 너무 설레는 순간이었습니다. 일부러 그렇게 맞춘 것도 아닌데 어떻게 하다 보니 그런 상황이 펼쳐져서 무척 설레기도 했고 재밌가 있었습니다. 제 나름대로 기대감도 있었고요. 마냥 즐겼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이상 오지 않을 시간일 수도 있으니 그냥 즐겁게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대결에 임했습니다.

방송 당시 조 코치는 무실점으로 한 이닝을 끝마쳤다. 구속도 시속 130㎞ 중반을 기록할 정도로 좋았고 현역 시절 주무기였던 포크볼도 날카로웠다. 방송이 끝난 직후 많은 팬들이 조 코치가 최강야구 몬스터즈에서 선수로서 한 번 더 활약하기를 바라기도 했다. 그렇다면 조 코치의 속마음은 어떨까.

[부산야구실록]

아예 ‘최강야구 몬스터즈’ 선수로의 합류를 원하는 팬들도 계십니다. 물론 섭외의 결정권은 몬스터즈 단장님께 있겠지만 제안이 온다면 수락이 오실 용의가 있으신가요.(웃음)

[조정훈 코치]

저는 거절할 이유가 없습니다.(웃음)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연히 해보고 싶어요. 팬분들께서 저로 인해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저 또한 최선을 다해보고 싶습니다.

[부산야구실록]

개인적으로 한 명의 야구팬으로서 다시 한 번 더 ‘선수 조정훈’을 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출연하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조정훈 코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웃음)

훈련을 시작하기 전, 간단한 미팅을 가지고 있는 마산용마고 선수단. 박세종PD


마산용마고등학교는 매년 프로선수를 배출할 정도로 드래프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학교다. 특히 올해에는 전체 1번 지명이 유력한 최대어 투수 장현석이 소속되어있는 학교이기도 하다. 최대한 많은 선수들이 프로에 진출할 수 있도록 성심껏 지도해야하는 것은 고교야구 코치의 책무다. 그렇다면 조 코치가 갖고 있는 지도관, 지도자로서의 목표는 무엇일까.

[부산야구실록]

코치로서의 조정훈은 어떤 선수를 육성해내고 싶나요.

[조정훈 코치]

저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 기본적인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제자들이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로 성장해갔으면 하는 그런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기본기가 탄탄해야만 나중에 선수로서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제자들이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게끔 코칭의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몸풀기 운동을 진행 중인 마산용마고 선수단, 마산용마고의 훈련은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김동균 인턴


[부산야구실록]

최근 마산용마고등학교는 전국대회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팀입니다. 좋은 선수들을 매년 프로에 진출시키고 있고, 현재 마산용마고 소속인 장현석 선수는 KBO드래프트 전체 1번을 뽑힐 가능성이 매우 높은 선수이기도 하잖아요. 제자들 자랑 한 번 부탁드립니다.

[조정훈 코치]

오늘 받은 질문 중 가장 어려운 질문이네요.(웃음) 제자들이 경기장에 들어가면 두려움 없이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이 있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전국대회 경기에 가서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임하는 모습들, 그런 자세들에 엄청 만족하고 있습니다.

[부산야구실록]

지도자 조정훈이 가지고 있는 최종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조정훈 코치]

궁극적으로는 제자들을 잘 육성해서 프로에 많이 진출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하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프로에 진출하더라도 더 좋은 선수로 성정할 수 있게끔 가르치는 게 제 목표입니다.

[부산야구실록]

마지막으로 여전히 ‘조정훈’을 그리워하는 많은 팬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정훈 코치]

야구를 하는 동안 팬들에게 정말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았습니다. 그 덕분에 저도 현역 생활 당시 좋은 추억을 많이 남길 수 있었고 매 경기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정말 감사한 마음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또 다른 기회, 인사를 드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또 다시 한 번 더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비록 길지않은 시간이었지만 롯데 자이언츠 팬들에게 많은 사랑과 지지를 받았던 에이스 ‘조정훈’. 국제신문DB


선수 조정훈이 남긴 기록은 프로 통산 8시즌 29승 19패 12홀드다. 역대급 선수의 성적으로 보기에는 부족해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조 코치는 프로통산 100승을 넘게 거둔 선수만큼이나 여전히 많은 팬들의 가슴 속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있는 선수다. 2008 시즌 후반기부터 2009시즌 준플레이오프까지 조 코치가가 보여준 퍼포먼스가 너무도 대단했기 때문이다. 6년의 공백 후, 2017년 마운드에 복귀할 당시에도 그를 잊지 않았던 많은 팬들이 함께 환호했던 것은 선수 조정훈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올해 9월에 열릴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야구 대표팀으로 장현석(아마추어 쿼터)이 나균안(롯데 자이언츠)과 함께 용마고 출신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된다. 그리고 9월 14일 KBO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있는 만큼 여러모로 조 코치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현역시절 날카로웠던 ‘포크볼’만큼 조 코치의 지도력이 주목받을 수 있을까.

조 코치와의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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